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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우송

낙우송

                                             정동화

처음 그대를 만나는 순간
이미 헤어질 것을 알고 있었지.
생각보다 일찍 이별이 다가온 순간
내 마음은 아쉬움으로 가득했지.

파란 잎들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산새들 즐겁게 노래하는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
아주 무더운 여름날에는 매미들의 합창이
하모니를 이루어 그윽한 멜로디가 되게 하고 싶었지.

타오르는 커피 향 너머로 그대를 바라보며
연민의 정이 흠뻑 들고 있었지.
담배연기 자욱히 피어오르는 고뇌의 뒤안길에서
정보화의 물결을 타고 그대는 하늘을
향하고 있었지.

그대의 가지마다 어우러진 풍성한 잎새들이
누구나 노닐 수 있는 쉼터가 되었고
평온한 휴식의 파란공간이 되었지.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그대의 잎새가
바람에 날릴 무릅 나는 그대를 바라보며
찐한 추억에 잠길 수 있으리라.

우리가 사는 삶은 헤어짐을 연습하면서
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대에게 다하지 못한 의미들이 너무 많아
차마 마지막 말을 할 수가 없어.

헤어짐은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한다고 했지.
내 다시 그대를 만나면
찬연한 태양이 떠오르는 아침햇살을 맞으며
분수처럼 치솟는 아름다운 인생의 의미를
흠뻑 취하게 해 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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