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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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바닷가

                                                               정동화

친구들과 회, 꼼 장어, 수박, 소주 등을
짊어지고 삼천포 바닷가를 찾았네.
바다 주위에는 해수욕장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삼천포 화력발전소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방파제는 발전소를 보호하고 있네.

국토를 지키는 벙커 속의 병사는 간데없고
지금은 폐쇄되어 풀만 무성하네.
긴장감은 바다 물에 휩쓸리고 평온한 분위기만
만연한 벙커 옆 벤치에 자리 잡고
싱싱한 회에 소주 한잔 나누니 모든 것이
내 세상이네.

야, 부어라, 마셔라 친구여
친구들과 그 사이에 못 다한 이야기로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
벤치 옆으로 피어 있는 안개꽃도 방긋 웃고
하얀 나비도 살포시 날아 앉아
친구를 하네.
나르는 잠자리도 햇살이 따가운지
소나무 잎에 앉아 우리의 이야기를 엿 듣네

하늘에는 하얀 뭉게구름이 떠 있고
햇살은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밀며 방긋이 미소 짓네
방파제 위에서는 낚시꾼들이 세월을 낚고
하얀 돛단배는 어디론가 오고 가네.
갈매기들 하늘을 휘저으며 평화롭게 날고
파도는 하염없이 밀려 왔다가 밀려가는데
갑자기 뱃고동 소리가 우렁차게 울리네.

너 한잔, 나 한잔
이렇게 주고받든 잔속에서 우정은 싹이 터고
취기가 가슴속에서 저미어 오는데
찬바람은 온 마음을 시원하게 적시네.

자, 이젠 바다 가까이로 가자
꼼 장어 구어 먹고 바닷가에 발을 담그자
조가비도 따고 미역도 따서 꼼 장어랑 같이
구어 먹자.
또 한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는 끝이 없는데
자욱한 안개는 바다에 내려앉아
주위를 하얗게 물들이네.

나갔던 썰물이 이젠 밀물이 되어 밀려오고
어둠은 우리 주위로 다가오네.
발전소의 찬란한 불빛은 바닷가를 환하게
밝히고 있는데
낚시꾼들도 떠나고 함께 뛰놀던 여인들도
발길을 돌리네
어둠이 깃 들인 고요한 바닷가에서
한 잔의 술에 맘껏 취하고
아쉬움이 더해 가는데 우리의 발길은
다음을 기약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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