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무언의 시요,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박수근 화가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그림에 대해 취미가 없으신 분들도 한번쯤은 신문이나 TV 뉴스 매체에서
"박수근씨 유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3억원에 낙찰돼 한국 현대회화 사상 최고가 기록"

"국민화가 박수근의 <나무와 두여인>이 국내 경매에서 호당기준 사상 최고가인 3억 5천만원에 낙찰" 등의
기사를 들어본적은 있으실겁니다.

저는 박수근 화가님의 그림을 보는걸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이기적인 생각으로 심정이 악해질때,
탐욕적인 삶을 추구하려 불필요한 생각이 많아질때,
그러한 거치른 마음들을 대패질하기 하기 위해 박수근님의 그림을 감상하곤 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부질 없는 욕심도 사라지고, 무엇보다 마음이 엄청시리 순해지고 착해지죠. ^^

아마도 이걸 말하면 세이콤 설치하여 24시간 경비시스템을 가동시켜야 하고,
경비원 서너명은 두어야 할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실을 고백해야 하겠습니다. ㅋㅋㅋ
저에게는 박수근님의 그림이 다섯점이나 있답니다.
벌써부터 스타킹 준비하고서 마이클 집에 밤손님으로 방문하시려는 계획을 세우시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크크크
그런분들께는 대단히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그 다섯점의 그림은 모두 진품은 아닙니다. ㅎㅎㅎ

몇해전 박수근 화가님의 특별전을 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워낙에 그분의 그림을 소장하고 싶어 한다는걸 재단측에서도 알고
영인본 비슷하게 제작해서 한정된 갯수만 판매를 했던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어렵사리 다섯점을 구입했었지요.
  
한때 외국인들이 저의 집에 방문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수근씨의 그림을 보자마자
"원더풀, 엑설런트"를 연발하며 한참동안이나 박수근님의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하더군요.
그중 한명은 무슨 배짱으로 그랬는지,
저에게 그림 한점을 줄수 없느냐며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까지 하더군요. ㅋㅋㅋ
워낙에 그 친구가 진지하게 부탁을 하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이 그림에 한국의 모든것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참으로 마음이 평온해진다"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A picture shows me at a glance what it takes dozens of pages of a book to expound! 라는 유명한 말을 인용해 주었는데,
굳이 해석을 하자면 "그림은 참으로 많은 페이지의 글로 설명해야 할것을 한눈에 보여준다"가 되겠습니다. ㅋㅋㅋ

여러분!
제가 그 외국인에게 그림을 주었을까요? 안주었을까요?
"하버드 대학교에 있는 도서관의 책을 모두 준다해도 이 그림 한점과는 바꿀수 없다"라고 단호히 거부를 했습니다. ㅋㅋㅋ

**** 모든 화가는 자기의 영혼에 붓을 적셔서 자기의 참모습을 그림에 옮긴다.****

박수근님은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나셨는데,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밖에 다닐수 없었답니다.
그분은 초등학교때 프랑스의 화가 밀레의 "만종"을 보고 감동을 받아서
밀레와 같은 훌륭한 화가가 되기를 꿈꿨다고 합니다.
이후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하셨고,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며 많은 작품을 남기셨지만,
당시에는 사람들이 그분의 그림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때라서,
겨우 쌀 한되나 받고서 그림을 팔기도 했고, 때론 그림판 돈으로 쌀을 사기보다는,
다시 물감 구입하는데 사용했는데(쌀보다는 물감이나 겨우 살 정도의 그분의 그림 값이 헐값이었기에...)
이러다 보니 집안은 더욱더 가난해져 갔고,
심지어 수술비용이 없어 백내장 치료시기를 놓쳐 왼쪽시력을 잃어버리는 불운도 겪으셨답니다.

그분은 살아생전 자신의 부인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지요.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들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립니다.”

그분의 그림을 보면 무척이나 색채도 단조롭고, 그림속 사람들은 더욱 서민적이지만,
인간들의 선함과 진실함만을 그리고픈 한 예술가의 소망이
작품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걸 저는 그분의 그림을 볼때마다 느낄수 있답니다. ^^

평소 가족에게도 따스하고 부드러웠고,
생활도 진실했던 그분은, 자신의 부인에게 보냈던 청혼의 편지에서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파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 라고 오직 그분만이 할수 있는 근사한 글로써 프로포즈를 하셨답니다.

**** 그림의 으뜸가는 장점은 눈에 향연을 베푸는것이다. ****

그림은 그리움의 준말이라고 합니다.
피카소가 여인들을 주로 그렸던 이유도, 고흐가 해바라기 그림을 고집했던 까닭도,
그리고 박수근님이 평범한 서민들의 그림을 그리려 했던 이유도,
모두가 그 대상들을 사랑하고 그리워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제 마이클 집에는 그분의 그림이 다섯점이 아닌, 넉점만 남아있습니다. ㅋㅋㅋ
사실 교장선생님이 0순위였는데,(다시 편도션이 재발할듯...ㅋㅋㅋ),
새해에 이 마이클에게 첫 방문을 하신 우혜님께 그 다섯점중 한작품이 돌아갔습니다. ㅎㅎㅎ

한때 저는 두번씩이나 타인에 의해 빈털털이가 되었고,
삶의 밑바닥까지 추락해본 눈물나는 생의 곡예를 경험해 본적도 있습니다.
국보급 구두쇠가 된 연유도, 검소하게 살려고 노력하는것도, 욕심이 많은것도,
그리고 교현님께서 "마이클의 글을 읽다보면 80살 노인이 쓴것같은 착각이 든다"라고 하신것도...사실은 그 때문입니다. 삶에 대해 완전히 달관했습니다. ㅋㅋㅋ

2004년 저의 나이가 드디어 서른이 되었습니다.
마굿간에서 태어난 사내는 서른세살에 인류를 구원하는 엄청난 업적을 이루었는데,
저는 서른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제몸 하나 구원하기도 힘듭니다. ㅋㅋㅋ
하지만 "둘을 가졌을때 하나를 내놓을수 있는 용기를 허락하고,
나의 것을 퍼낸 빈자리만큼 그안에 사랑이 고이게 해달라"고 신은 믿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매일 같이 기도를 하는데.....

우혜님께 드린 그 박수근님의 그림은,
사람에 따라서는 볼품도 없고, 그림도 너무 단조롭다고 생각할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최고의 가치를 지닌것중 하나랍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알수 있을것 같은 우혜님께 드리고 싶었답니다.

그 그림을 벽에 걸어놓고 외롭고, 슬프고, 삶이 힘겨울때..
그리고,
신조차 감탄한 테니스 부부라는 박종완&조은숙님에게 복식에서 패배하여
분을 삭이지 못하실때, ㅋㅋㅋ
그럴때는 그 그림을 감상하시며 마음에 평화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혜빈이와 혜은이에게도 그 그림을 보여주며
박수근님에 대한 설명도 해주면서,
삶에서 가장 소중한것은 부나 명예가 아닌,
사람을 진실된 마음으로 대하고 사랑하는것"임을 일깨워 주시기 바랍니다. ㅋㅋㅋ

고작 그림 하나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선물 한개 주면서 생호들갑을 다 떠는것 같아서 조금은 부끄럽습니다. ㅎㅎㅎ
원래 저의 천성이 들에 핀 백합 한송이에서도 우주의 비밀을 발견하는 특이 성품이라서.....

여러분! 즐거운 하루되십시요.

ps.그림은 그리움의 준말이라고 했었죠? 우혜님께서도 그 그림 보면서 이 마이클도 좀 그리워 해주시길....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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