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나기 세월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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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남짓한 장마를 불만해하면서도 참았더니 습한 기운은 남았지만 비는 이제 더 안온다.


여름의 시작이 어디쯤이었는지 되짚을 수 없지만 지금이 여름의 한가운데인건 분명하다.


더위와 모기와 씨름하다보면 어느새 가을에 자리를 물리는 여름의 끝이 보일테고.한 해전 여름 보낸 일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공을 쳤는지 안쳤는지조차.


공치는 사람들은 이번 여름을 어떻게 보낼런지?


덥다고 업무량 줄여줄 기미가 전혀 안보이는 회사에 넥타이 평소보다 쬐끔 느슨하게 매고 출근하거나,


새로 시작한 사업으로 테니스는 아예 엄두도 못내고 낮으로 폭염이 이겨서 내가 죽나 내가~ 볼 짱으로 거푸 몇게임한다거나(안죽고/안쓰러지시길),


아이들 집에 있는동안 먹이고 공부 단속하려고 엄마의 테니스도 방학을 맞거나,   아빠도 라켓가방 지퍼를 단디 닫고 가족과 휴가여행을 떠나거나, 라이트 주위로 몰려든 벌레 코랑 입으로 한움큼 삼켜가면서 선들부는 바람에 신선노름 공을 치거나


테니스를 농사에 빗대 여름철 쏟은 땀이 곧 가을 추수라며 연습에 매진하거나, 남들에게 알리지않은 부상이 저절로 낫기를 빌며 슬며시 쉬든가, 공짜로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을 찾아들거나,

 

그저 땀만 쏟으며 아무 생각없이 세월만 죽이다가 보면 파란 하늘에 노란 공 높이 띄울 수 있는 가을이 오겠지!


그러는 동안 비가 오기도 하고 바람이 불었다 날이 맑기도 하고... 어느집 둘째가 태어났는가 했더니 어느새 1그램짜리 돌반지를 사야하기도 하고,

 

내 손으로 차려야하는 생신상도 돌아오고, 문상도 가야하고, 며느리 맞는다는 청첩장이 날라들고, 팥빙수 먹자고 만나기도하고, 맥주 한잔 하자고 불려나가기도하고


영양과잉이 문제인 시대지만 여름엔 전통에 의거 보신탕 잘 먹어 몸보신하고, 달력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각종 추계대회일정을 소화하다가보면 바람이 차다싶더니 눈이 오고....


또 한해가 베밀어 먹은 사과처럼 어적어적 세월 속으로 사라지겠지?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