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뉴스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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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뉴스를 습관처럼 보는 사람은  어제뉴스와 거의 똑같은 폭설지역 주민들의 참담한 현실을 담은 영상과 인터뷰가 오늘 또 반복되는 것을 잘도 견디어낸다.


눈이 몇 센티 왔을 때 비닐하우스 위의 눈 무게가 몇 톤이 된다는 그래픽이 추가되서인지 모르겠다.


어제 과천엔 눈이 많이 오지 않았다.


게다가 추운날씨에 수분이 적은 아주 착한 눈이 왔었기 때문에 밀고나서 뽀송뽀송한 땅에서 바로 공을 칠만 했다.


지난번 첫눈 왔을 때 한 코트는 질끈 감고 안가봤었는데 그쪽에서 서운해하는 것같아 어제는 아침 일찍부터 시작해서 자주가는 세군데 코트를 순차적으로 돌며 바쁜 마음으로 강도높게 눈을 치워댔다.


점심을 먹고 나니 눈꺼풀 들고 있을 힘도 없어 생전처음 공치자는 제안을 거절하고 집에 와서 그야말로 뻗어버렸다.


남편이 출장 갔다 돌아오는 날이라 오전에만 공치고 일찍 돌아와 청소도 해놓고 찌게도 보글보글 끓여놓으려 했는데 기후변고로 해서 사고의 전환이 생겨버렸다. 즉 남편이 뭐 손님인가 가족인데, 평소에 안하던 짓하면 피차에 쑥스럽지 않겠나하는.


그나저나 겨울에 눈구경 많이 안해본 지역에 어마어마하게 눈이 내렸으니 어쩐다. 휴교령 때문에 좋아라 동네를 쏘다니며 눈싸움 마냥할 꼬마들도 있겠지만 생계를 걱정하며 가슴을 쓸어야하는 그 부모들은......


3-40센티 씩 쌓인 테니스코트의 눈을 회원들이 다 나온다한들 무슨 수로, 사방이 다 무릎높이의 눈인데 어디다 치워 나를 것인가?


축사가 무너지고 살던 집 지붕이 내려앉은 판국에 어른들 놀이터인 코트 눈치울 걱정하는 건 한심한 일이겠지만, 멀리서 도울 길도 모르면서 하루빨리 코트가 복원되어야 테니스가 유일한 위로인 동호인분들이 다시 공을 치실 수 있을텐데하는 조심스런 생각을 해봤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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