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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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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는 혼자치는 운동이 아니라 테니스에 관한 글에는
필연적으로 같이 친 사람 얘기며 주변사람에 관한 얘기가 나오게 마련이다.
테니스에서 면벽수도하면 말그대로 벽치기하는 것일테고
거울이나 희미한 유리창 앞에서 폼연습, 스윙연습하는 것,
혼자 바구니 가득 공을 담아 옆에 놓고 서브나 스트로크 연습하는 것말고
테니스와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직접적 행위가 또 뭐가 있을까?
그렇다면 테니스로 인한 희로애락을 글로 풀어내는 이런 자리에
사람과 사람들과의 관계에 얽힌 얘기는 쏙 빼고
노상 벽치기하면서 벽에 부딪치는 것같은 딱딱한 좌절의 느낌이나 외로움,
그리고 스윙연습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폼에 대한 불만족과
바구니공 넘기다가 제대로 안넘어 갈 때 받는 스트레스에 관한 것에
한정해서 글을 써야 할까?
칭찬도 세번 들으면 어떻다는 말이 있는데 비난이나 질책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내가 코트의 부정적인 면을 지나치게 천착한다고 하는데
아마 양지보다 음지에 쏠리는 안기부에나 갔어야 할 성격 탓일지 모르겠다.
문제라고 느끼거나 고쳐졌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일에 관해 이렇다저렇다해보면서
읽는 분들의 공감이나 나와 다른 비판적 관점과 신선한 시각을 접하는 일이 내겐 중요하다.
그리고 정말 나와는 달리 긍정적인 면에 유달리 민감한 다른 분들이 풀어내는
코트의 훈훈한 미담과 인정어린 일화가 듣고 싶은데
그런 일이 흔치않아서인지 그런 글도 흔치 않은 것같다.
나의 테니스적 상상력은 딱 내 글 수준이다.
월례대회 상품 받는 걸 수입으로 잡는다면 월회비라는 지출이 감당이 안될 정도니
테니스로 멸치 한마리조차 벌어본 적이 없는 나로선
직업란에 아무리 테니스라고 쓰고 싶어도 테니스는 취미란에나 올릴 수 밖에.
가끔 난 작가라고 불리는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민망해서 얼굴 빨개지는 정도가 아니라
글 쓰면서 피를 말리는 그 분들에 대해 불경죄를 범하는 것같아 송구하기 그지없다.
누군가 요즘 혜랑씨 테니스일기 잘 읽고 있습니다하는데
나도 다른 분들의 밝고 건전한 테니스일기를 훔쳐보고 싶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