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에도 성차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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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챌린저대회에서 이형택선수의 준결승을 보고 있는데,
주머니 속 핸드폰이 부~응하며 진동을 했다.
아는 언니가 전화 상으로 꾸짖은 말이,
내 응원이 너무 시끄러워서 이형택선수의 플레이가 위축된다는 것이었다.
TV중계에도 이 튀는 아줌마 응원소리가 나오나?
박수 열심히 치고 응원 열심히 하고있었지만 이런 오해를 받다니 어이가 없었다.
전날부터 베이스라인 뒤에 둘이 앉아
포인트마다 너무 자주 "이형택선수 파이팅!"을 외치는 고성의 아줌마가 있었고
이네들의 응원함성이 내 귀에도 거슬리는 중이었다.
방금전 내 뒤에 앉은 아저씨가 그 아줌마 들리게 그만 좀 하라고 제지하는 소리도 질렀다.
별 효과는 없었지만.
여기저기에서 이 왕짜증아줌마가 내일 결승에도 올까봐 걱정들을 하고 있었다.
이형택선수의 열성팬임엔 분명한 이 아줌마는 학교다닐 때 응원단장 출신인가?
아니면 그동안 공치며 쌓인 스트레스 왕왕거리며 풀러왔나?
테니스판에선 눈치 하나로 살아남아야하는데
주위를 아랑곳하지않고 사리판단이 좀 떨어지는듯한 행동을 하고 있는 이 아줌마를 보니 착찹했다.
하지만 이를 다른 각도에서보면 응원에도 심한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 경기장에 몇년동안 "대~한민국"하며 이형택선수를 응원하던 아저씨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람의 선창에 동조해서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며 박수를 쳤지만,
점잖은 스포츠인 테니스에서 지나친 응원은
경기진행이나 선수들의 집중력을 훼손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아저씨가 좀 자제해줬으면하고 바랐을 것이다.
대한민국아저씨와 왕짜증아줌마를 단순비교하는 건 잘못이겠지만,
이형택선수가 우승소감에서 이 아저씨 응원에 힘입은바 컸다고 치켜세운데 반해,
이 아줌마는 다른 관중들한테서조차 대단히 불평등한 대접을 받고 있어 보인다.
아직 청각이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가 잘 들을 수 있게하려고
조물주는 엄마(여성, 아줌마)의 음성을 남자에 비해 고음으로 만드셨을텐데....
접시깨지는 듯한 하이피치의 여성음이 담장을 넘으면
집안이 망하느니하는 전통관념이 남아 있어서일까?
나부터도 이 아줌마의 응원이 거슬리는 건
내 스스로도 극복하지 못한 (교육받은, 주입된) 동성에 대한 혐오 때문은 아닐까?
외국서 하는 주요테니스경기 TV중계에서도
얼굴에 페인트칠을 하고 가발에 응원유니폼을 차려있고
여기에다 뭘 들고 흔들고 두들기고, 춤추고 괴성지르며 요란하게(광란?)
자국선수를 응원하는 광경을 보게된다.
지난번 마드리드대회에서 버디치선수가 나달을 이기고 나서
나달을 극성스레 응원하던 스페인관중을 향해
입에 둘째손가락을 대며 이제 좀 조용히하라는 재스쳐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형택선수의 홈코트이기에 열화같은 응원빨을 보내도 된다면,
어웨이경기에서 그가 부당한 콜이나 상대선수에 대한 일방적 응원을 당하는 걸 보면
또 무슨 생각을 해야하나?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