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화
1년을 하루같이 그대를 기다렸습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그대만을 생각하며
그대가 오실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그대가 좋아하는 색깔은 무엇일까 라고
고민하다가 따스한 햇살에 몸을 맡긴 체
환상 속으로 날아오릅니다.
하늘거리는 실바람이 간지럼을 태우고
구름이 같이 놀자고 어깨동무하며
나르는 새들도 잠깐 쉬어 갑니다.
조약돌을 스치며 지나는 시냇물 소리도
하얀 물거품을 뿜으며 아름다운 멜로디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그 주위에는 잠자리도 맴돌고
코스모스도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그대를 맞이하기 위해 여러 가지 색깔들로
치장하고 입술에는 빨간 립스틱을 칠해 봅니다.
분홍빛 스카프를 두르고
노란 장갑도 준비해 봅니다.
금방이라도 그대가 올 것 같은 기대감이
주홍색 손짓이 되어 떨려옵니다.
파란 가슴을 조아리며 그대의 까만
눈동자를 생각합니다.
그리움이 흘려내려 고요함으로 다가옵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대를 바라보며
이 고요가 적막으로 변하여
긴 어둠이 되어 내려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