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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나는 자리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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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으로 진행된 오늘 월례대회는 그냥 화기애애하기만 하던 이전의 월례대회와는 의미가 달랐다.
새로운 사람을 회원으로 받아들여 입회를 환영하면서
그동안 정들었던 회원의 송별을 함께 하는 자리였기 때문이었는데
여느 때보다 갑작스런 일이 생긴 회원이 많아 참석한 회원이 조촐한 가운데 치뤄지게 되어
드는 사람과 나는 사람 모두에게 괜시리 미안했다.

이사 때문에 휴회하게 된 회원은 처음 가입한 클럽이었는데 떠나는게 너무 가슴아프다면서
끝내 그렁그렁하던 눈물을 쏟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정도 감정을 추스리고 나더니
떠나는 자기가 슬퍼하는 정도에 남는 우리의 반응이 훨씬 못미치는 것같아 서운하단 말을 했다.

매일 아침 얼굴 보고 공치다 오후에 헤어지기를 몇 년 하다보면
사실 이웃보다 가깝고(이웃 사귈 여력이 남질 않아)
가족보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어쩌면 가족보다 더 정서적으로 가까운 사이가 되기도 하지만
테니스를 접거나 이사로 멀어진 사람에 대해서는
잠깐 사이에 마음은 더 멀어져 있어서 테니스인간관계의 부박함을 한탄하게한다.

환자들의 죽음을 일상적으로 보고 겪어야하는 의료진들에게
그들이 동정적이지 않고 인간적인 따스함을 엿볼 수 없다고 불평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 것처럼
클럽생활 몇 년만에 얻은 결론이
이 바닥에서 이별은 다반사여서 이로 인한 상처를 덜 받으려고 다들 무덤덤하고 덜 사랑하게 되었나?

자기보다 덜 슬퍼해하는 것으로 느껴져 서운했다는 후배에게
자신있게 내 울울한 속마음을 펼쳐 보일 수없었던 게 못내 아쉽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