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크든 작든 조직의 높든 낮든 직함이란 걸 맡게되면 원치않아도 총대를 매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집행부는 어떤 사람을 신입회원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를 판단해서 매정하게 "No"를 해야하기도 하고
물의를 일으킨 회원에 대해 가벼운 징계로 무마할 지 영구제명할 지 사이의 비감한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빠듯한 또는 마이너스인 會재정의 돌파구로 불황 중임에도 불구하고 회비인상을 거론한다든지
스스로 내지 않는 몇 푼 안되는 회비를 걷으려고 끈덕지게 독촉해야하고
평일에 그것도 아주 먼 지방으로 애경사 챙기러 내려가봐야한다든지
회원들 간에 파가 갈려 분규가 있게 되면 친소를 떠나 중립적 견지에서 중재에 나서줘야하고
......

그런데 테니스 클럽이다보니 클럽의 분기대회나 월례대회 뿐 아니라
클럽대항전, 교류전 같은 대외적 행사도 결국은 죄다 시합이라서
선수를 모으고 선발하고 하는 일에 앞서 이들을 A, B 혹은 C로 나누는 일이 선행되어야하는데
자존심 센 사람들은 다 모여있는 곳이 코트요 자존심 상하는 일 또한 많은 게 코트이다보니
회원을 분류심사하는 일이 쉽지 않은 건 당연하다.
A, B로 나누는 과정에서 자존심 상채기난 사람들의 불만해하는 표정만 읽어도 겁이 덜컥난다면
당신은 경기이사가 될 수 없다.

지도자나 초절정고수가 경기이사로 있는 클럽에서는
회원을 나누고 대진표를 짜고 하는 욕먹는 일들이
겉으로 큰 반발없이 수긍해줘서 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고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인 클럽이라거나 어줍지 않은 B조가 경기이사를 맡게 되면
니가 뭔데 누굴 이리가라 저리가라하느냐고 대뜸 삿대질과 욕설이 난무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고.

어느 클럽에서 신임회장단이 구성되어 새로운 각오로 출범하려해도
회장이 지목하는 회원마다 경기이사만큼은 서로 안맡겠다고 미루고 빼는 통에
아직도 경기이사를 선임하지 못하고 공석으로 남겨뒀다고 한다.

배짱 두둑해서 욕을 먹든말든 세평에 초연할 수 있고
회원들 간의 친소관계를 꿰뚫고 있으면서도 이를 짐짓 모르는 채 할 수 있는
고양이 목에다가 방울을 달 수 있는 대범한 수퍼생쥐가 경기이사를 맡음 직하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