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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치는 사람들의 모임이 단지 실력 하나로만 모여서 공만 쫓다보면
이합집산이 되기 십상이지만,
공이 먼저냐 사람이 먼저냐하는 진부한 논쟁에서
각 모임마다 그 모임의 구성원들이 암묵적으로 어느 쪽에 동의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같기도하다.

실력이란게 북극성처럼 그 자리에 딱버티고 있는 게 아니라 달 변하듯 들쭉날쭉이라
어제의 고수가 눈이 침침해져서인지 사람들 뒤에서 욕하는 줄도 모르고 라인콜 잘못하기 일쑤고
근력 떨어지면서 실력도 덩달아 추락한 생각은 않고....
심한 부상으로 아예 라켓접고 코트를 떠나는 수도 있고
자잔한 부상이라도 경기력이 급전직하로 떨어질 수도 있고
하루하루 쑥쑥 느는게 보이는 사람은 club-hopping이란 비난을 감수하면서
실력있는 모임으로 옮기기도 하고

일전에 공치는 사람들과 그날그날 토닥토닥하면서도....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후까지 갈 수 있는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에 대해
내가 공치기 시작한 몇 년간 겪었던 몇차례 서운한 경험들로 해서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피력한 적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었고
혹 자기 얘긴 아니었느냐고 물어오는 통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딱 꼬집어 대답하기엔 애매한 상황이었고 내 입장에서 내 위주로 해석한 측면도 있어서
말꼬리를 흐릴 수 밖에 없었다.

공치면서 말없이 묻어두고 가야하는 것들도 있는데 나처럼 이루 들춰내려는 것처럼 보이면
오해나 비난은 달게 감수해야한다.
내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는 사람 중에도
자기 일이 아니었으니까 내 편에 서서 이해하고 성원을 보낸다고 하다가
내 글에서 얼핏 자신이 개입된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입장이 백팔십도 달라져
글꼬리 잡듯 표현을 따지고 몹시 서운해 한 적이 있었다.
언급이 아무리 짧아도 또 객관적으로 그다지 부정적으로 읽히지 않아도....

내 길지않은 몇 년의 구력동안 많은 사람을 테니스를 통해 만났는데 그 중 상당수가
테니스판에서 떠나버리는 것을 봤다.
같이 공치는 사람한테도 이런저런 일로해서 이제나 저제나 그만두겠다는 아픈 말을 듣기도 한다.
라켓 접은 사람과 옛맴버끼리 언제 점심 한끼 먹자는 약속 잡는 것도....

어제 그런 얘길 나눴다.
코트에서는 죽을 때까지 같이 갈 사람을 만날 수 없을까?하는
더늦기 전에 이제라도 그런 사람을 찾아야 할텐데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