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판알을 잘 튕기고 돈과 관련한 숫자에 머리가 팍팍 돌아가는 사람이 못되지만
한 회식자리에서 음식점 주인도 놀랄 정도로 아줌마들 대낮술값이 많이 나온 적이 있어서
머리속 주판알을 튕겨보게 되었다.

술값문제는 마실 땐 좋다가도 막상 돈 낼땐 아까와 서로 눈치만 보는 꺼끄러운 사안이고
어떤 사람은 마실 때는 맴돌이다가 술값 한번 안내고 줄행랑 뺑돌이라는 평판 때문에
한두번 당한 것이 아닌 술친구들 사이에는 불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얘기도 들리고
공치고나면 의례 한잔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아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같아 한마디 거들어본다.

얼마전 다른 클럽에서 있었던 얘긴데
술이나 커피를 전혀 안마시는 어떤 회원 한사람이 이런 기호품에 대한 구입을
회비로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참신하고 기발한(황당한) 주장을 폈다가
다수의 심각한 반대에 부딪혀 그 일로 대판 싸우고 아예 탈퇴했다고 한다.
성격 까칠한 사람 잘못 받았다가 그 회가 크게 애를 먹었다는 예로
내게 전해졌지만 단체생활 못하는 개인의 사회성 결여 케이스로 보지않고
시각을 달리해서 수익자부담원칙이나 형평성의 문제로 접근해서 이 일을 다시 살피게 되면
일면 그 사람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 치킨과 생맥주로 자주 뭉치던 남자회원들이
어느날 호기로 몇차에서 엄청 비싼 술집에서 술마시다가 감당안되는 계산서를 받아들고 ......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처럼 억울하면 남들 마시는 만큼 따라 마시면 된다고?
사실 난 술값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안주빨을 세우는 사람이라
금전적으로 전혀 손해보거나 억울할 일이 없긴 하지만
내 배둘레햄에는 정말 치명적이라는 뒤늦은 자각이 들었다.

기분 좋자고 마시다가 싸움으로 번진 술,
끝을 못봐서 찜찜하게 중단된 술,
다시는 술 안마시겠다고 다짐하게 했던 마시고 몹시 고생한 술,
시합 전 긴장 풀려고 마시기 시작했다가 다음날 시합 망치게 한 술,
.....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