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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몰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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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가까이 지녀왔던 물건이나 자주 접했던 사람에게서 어느 순간 낯선 구석을 발견하고 놀라게 되는 일이 종종있다.
가령 일년도 넘게 들고 다닌 핸폰의 초기화면에서 일요일이나 법정공휴일은 빨간색으로 요일이 표기되고 있다거나,
상대 서브 기다리며 라켓 돌리다가 헤드나 목부분에 적혀있는 글자나 숫자가 새삼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몇 년이나 드나들었던 코트의 팬스 너머에 과천에서 젤 먼저 꽃을 피우는 조촐한 벚나무 한그루가 서있다거나,
노상 같이 공치던 사람좋은 아저씨가 만취상태에서 몹시 당황스럽고 불쾌한 주사를 보이기도,
어떤 분과는 수 년동안 반갑게 인사하고 가벼운 몇마디 주고받으며 지나쳤을 뿐
실제로는 한번도 공이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거나,
라켓이력이나 거트 텐션, 신발 문수까지 서로 소상히 알고 지내던 테니스동료가 보인 최근 변화라든지,
오랜만에 통화하다보니 같은 클럽에서 한솥밥 먹던 시절에는 밤낮으로 보고 지냈었는데싶은 사람,
운동신경은 그닥 없어 뵈는데 의외로 수비가 물샐틈 없어 의아스럽던 아줌마의 오랜 구력과 숨은 노력,
익숙함으로해서 가려졌다거나 잘 안다는 생각에서 안보고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보게 된 것같아
그동안 나름 주변의 테니스일상을 부지런히 주워담고 기록했었노라 자부했는데
이렇게 덜떨어진 관찰력으로 뭘, 얼마나 ....싶어 갑자기 맥이 빠지고
하루종일 한 것 하나없이 피곤하기만 하고 잠도 안오는 춘계대회가 있었던 어젯밤
지난 세월 함께했던 이런저런 사람들과 사건들을 하나씩 떠올리고 되짚어보면서
앎에 대해 또 친숙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