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유사가족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이가 달랑 하나 밖에 없어서인지 아직도 가족하면 단촐한 우리가족보다
옛날 명절 때 북적대던 외가집이나 동생들이랑 지지고 볶고 싸왔던 친정집부터 생각난다.
가족은 어려울 때 울타리가 되어주고 피곤한 등 기댈 언덕이 되기도 해서
살다가 힘든 일을 겪을 때도 내가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든든함을 주기도 하지만
사랑한다는 사람들끼리 죽자고 싸우고 미운 정이 복받칠 때는
끔찍하고 지긋지긋해 머릴 흔들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이란 한탄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가족은 다 떨쳐버리고 싶어 달아났다가도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다.
테니스클럽을 흔히 "우리 XX가족"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가족과 달리 입탈회가 자유스럽긴 하지만 클럽과 가족은 흡사한 면이 많아 보인다.
같은 유전자 풀을 나누듯 테니스 사랑으로 만나긴 한 사람들이지만
생김새가 다 다르고 성격도 판이하다.
회원 중에는 부모님처럼 희생이나 봉사를 도맡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뺀질거리고 자기밖에 모르는 동생처럼 이기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사소한 일로 나뉘고 반목하며 싸우기도 하고
말처럼 칼로 물 베기하듯 좋기만 했던 옛날로 흔적없이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외부적 상황을 만나면 다시 똘똘 뭉쳐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한해 한해 눈치우고나서 떡볶이 순대 안주삼아 술잔 기울이고  
회장 총무 돌아가며 맡으면서 사람 살아가는 이치의 달고 쓴 맛 대신 보고
....
가족의 비난을 뒤로하고 유사가족의 부름을 받고 눈치우러 코트에 왔다 계속 오는 눈때문에 발목 잡힌
나홀로테니스족이 코트에 있는 컴퓨터에 몇 자 적어보았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