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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겨울을 맞으시는 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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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오는 눈을 맞으며 깔깔 웃고 공칠 때는 영화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도 안부러웠는데
출근하시던 소장님이 펄펄 뛰며 우리에게 했던 불호령은 난생 처음 들어본 심한 욕이어서
함박눈 펑펑 맞으며 다시 한번 공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다가도 곧 아서라말아라하게 된다.
눈을 밟아 놓으면 인조잔디에 언 눈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첫겨울을 맞는 초보엄마들이 알 재간이 있었나?
요즘 공치는 젊은 분들의 겨울 로망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내 레슨시간 전후로 초보 두 분이 레슨을 받고 있었는데 여름에는 좀체 안빠지고 열심이더니만
기온이 급강하한 요즘 둘 다 추위에 겁을 먹었는지 셋트로 안나오고 있다.
해없는 캄캄한 새벽이야 더 춥겠지만  막 동튼 이른 아침 추운 것도 만만찮다.
털모자 푹 눌러쓰거나 귀마개를 안끼면 귓바퀴가 떨어져 나갈 것같고 귓속이 멍멍하니 아픈 시간이고
무엇보다 한숨 더자고 싶고 따뜻한 이부자리에서 나오고 싶지 않은 시간이고
유혹을 떨치고 나와서 시린 손, 시린 발로 벌벌 떨며 언 공 부지런히 쫓아야하는 인고의 시간이고
열심히 하느라해도 뽀족이 느는 것같지 않은 회의의 시간일게다.
하지만 가족들 출근과 등교로 바쁜 시간 매번 서두르며 나오는게 힘들고 고생스럽더라도
가까운 미래에는 꼭 땀흘린 보람이 회수될 거라는 희망을 믿음으로 갖는다면.....
이 말을 전해주고 싶은데 날 좀 풀리면 나오려나?

사실 겨울에도 테니스를 친다고 하면 공 안쳐본 이들은 하나같이 놀라는 표정을 한다.
추위에 약해 걸핏하면 감기치레를 하는 겨울이지만 나홀로 테니스방학을 선언할 수도 없는 노릇이
애들 방학 때 빡빡하게 짜놓은 학원스케줄로 더 바빠 테니스개점휴업 선언한 엄마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은 여름이라고 또 겨울이라고 공접고 집에 들어앉아 두문불출하지는 않으니....
게으른 천성이라 때때로 꾀를 피우고 싶지만 땀 쪽 빼고 난 후의 상쾌한 기분을 알기에
그리고 아무래도 남들 덜칠 때 열심히 해놔야 다음해 봄에 표가 나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 아닌가싶다.

겨울에도 계속 공치려면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필요한 용품도 많아진다.
먼저 라켓잡은 손을 보호할 장갑이나 토시, 몸통의 얇은 외피가 되어줄 바람막이같은 월동장구
(장갑 안끼고 그립감 익힌다고 남 앞에 내밀기 부끄러운 굳은 살 박힌 까만 손이 되었지만
곱은 손으로는 돌덩이처럼 꽁꽁 언 공을 임팩트하기는 커녕 라켓 놓치기 십상이고
그립토시는 왜 그렇게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지
게다가 어정쩡하게 투핸드백핸드 배운 나로선 토시는 적절한 월동해법이 아닌 것같지만)
목이나 머리로 체열이 방출되는 률이 엄청 높기 때문에 모자를 꼭 쓰고 목이 올라오는 상의를 입거나
목토시를 착용한다.
폴라폴리스나 니트로 만든 조끼가 보온성과 활동성에 유용하고
바지도 기모가 들어있는 것 또는 바람도 막아주고 보온도 되는 두툼하면서도 활동성이 있는 것으로
장만하면 좋다.
장방형 얇은 담요도 겨울나기에 요긴하다.

이 밖에 겨울나기에 필요한 센스는
-짧은 시간 안에 워밍업하기
(베이스라인에서 상체를 굽히고 두팔을 늘어뜨린채 스텝을 쉼없이 뛰어주는 것이 그만인것같다.)
-땀 식고나서 선뜻해 감기 걸리지 않게 땀을 자주 닦아주고 여벌옷을 준비해 젖은 옷을 갈아입도록한다.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천천히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몸도 마음도 훈훈해지지 않을까싶다.
-입기만 해도 고수처럼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벤치 코트 한벌 장만하기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