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처음 테니스 레슨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02.jpg

 

구력을 물으면 자신이 라켓 든 시점을 정확하게 꼭 집어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글쎄 내가 언제부터 쳤더라?하면서 오히려 생면부지의 나를 빤히 쳐다보며 되묻는 사람도 있다.

기억이 아스라할 정도로 오래 전에 라켓은 잡았지만 그후 공을 치다말다를 거듭한 사람의 경우
자신의 테니스개인사를 정리할만한 특별한 계기없이 지내다보면 어쩌다 구력 궁금해하는 주위사람들의 건성 질문이라도 있어야 언제 라켓을 들었고..

 

 몰입해서 친 기간은 얼마나되고, 휴면계좌처럼 잠수를 탄 건 또 언제였는지하는 테니스과거사를 돌아보게 되나보다.

처음처럼이란 소주가 그 이름 때문에 잘 팔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테니스 치는 사람들이 공치고 몰려가서 기울이는 소주는 참이슬 아니면 처음처럼 아닌가!


개구리 올챙이 적 안잊겠다며 초심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라 지은 테니스클럽도 있고, 첫사랑이나 첫정은 죽어 무덤에 가져갈 정도로 살아생전에 못잊는다더니..


새로 라켓이 출시되면 바꾸지 않으면 못배기는 사람도 처음들었던 라켓을 잊지않는다고.

하지만 첫, 처음이란 말이 주는 테니스적 의미가 반드시 좋기만한 것도, 나쁨만 가득한 것도 아닌 듯하다.


여리고 때묻지않은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 젊음, 새롭게 여는 장, 시작, 떨림과 기대의 함의가 있는 반면, 초보들의 서툴음, 문턱, 진입장벽, 잘알지 못함, 낯설음, 실수투성이, 중도포기, 미완, 실패로 끝날 것같은 슬픈 예감도 함께 지니고 있음을 안다.

개회 첫날 윔블던 잔디코트를 보니 아무도 밟은 적 없는 굵은 초록 줄무늬의 눈밭같더니만 하루사이에 베이스라인 근방이 패이고 풀이 벗겨지기 시작해서 1라운드부터의 혈전을 보는 듯했다.

 

역대 윔블던 결승전 장면에는 잔디는 부분적으로 남아있고 바닥흙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코트가 출연?하던데


그렇다면 이 대회는 잔디, 클레이 두종류의 코트표면 위에서 치뤄지는 건 아닐까싶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