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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우울증에 관한 얕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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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테니스 선수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에서 감명깊게 읽은 책이 뭐냐는 질문에
다들 소설류의 가벼운 베스트셀러들을 언급하면서도 자신이 독서광인양 답을 하던데
페더러만은 책은 별로 읽지 않고 잡지나 신문이 자신의 독서의 주종을 이룬다고 답하는 걸 봤다.
테니스치기 시작한 이래 그런 식의 읽은 책(처음부터 끝까지)을 꼽아보라는 질문을 받게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취미가 독서인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극심한 독서컴플렉스에 시달려서)
페더러팬답게 페더러식 독서를 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밝혀야겠다.

서양사람들은 dog people/cat people/people people이니 book people/magazine people처럼
사람을 분류하길 좋아하던데
우리 테니스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연 세상을 바라보고 또 사람을 나누는 시각이
tennis court/somewhere else, tennis-related/something else,
tennis people/non-tennis people(non-human?)일 것같기도 하고.

전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도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으려고는 하지만 몇 장 못넘기고 잠들고를 거듭하다보니
속도도 집중력도 떨어져 진도가 안나가니 독서량이 그닥 늘지 않았다.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던 우울증에 관한 책을 넘기다가
거기있는 모든 증세가 요즘 내 증상과 거의 일치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각종 중독증세, 섭식장애 및 폭식으로 인한 비만, 수면장애 및 피로감(자도 자도 피곤하다) 등등
일단 자가 진단으로 우울증 진단을 내려놓고 나니 테니스도 전문가에게 레슨받고 있듯이
이 병도 병원에 가서 전문가인 의사한테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하려나싶었다.

그런데 이 증상에 대해서도 여타 다른 병명처럼 아직까지 이론이 분분한 것같다.
투약이나 입원, 상담 등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반대로 자살같은 심각한 결과로 치닫지 않는 한 우울증이야말로
인생의 좌표를 새로 설정해주고 진정 의미있는 일을 찾는 구도의 계기라는 긍정적 견해도 있다.

어쨌든 내 몸과 마음을 버텨준 든든한 축이었던 테니스의 실종으로 면역능력이 많이 떨어져
올들어 감기만 걸렸다하면 재깍 폐렴으로... 풀코스 앓았던 게 수차례라
신종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만 하면 난 바로 초기 희생자 그룹에 영입 될 것같아
독감 뉴스만 들으면 겁이 덜컥 난다.
글러벌한 전염병시대의 생존전략이라면 군중을 피해 철저히 은둔생활하는 것은 아닐테고
백신 맞고, 손 자주 씻어주고, 자주 웃으면서 매사에 긍적적인 마음을 가져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라는데.....

풍선처럼 불어난 체중부터 줄여야 가뜩이나 시원치 않은 무릎으로 복귀를 할텐데
또 운동이라도 해야 꿈쩍않는 체중이 좀 줄 것같고
닭을 먼저 어떻게 해야할지 알부터 어떻게 해줘야할지
테니스사랑을 그토록 오래 떠들어왔지만 그보다 식탐에 굴복하는 의지력 박약이 더 크다니....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