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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수고가 많으신 교장선생님 전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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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이 바뀌면 반마다 경쟁적으로 환경미화란 명목으로 교실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입니다.
현장감독을 하시는 담임선생님의 일사불란한 지휘 하에 오리고 그리고 쓰고 붙이고
밤늦게까지 남아 쫄쫄 굶으며 부지런히 손을 놀려 제 경우엔 입을 놀렸다가 더 정확한 기억이겠지요
미술을 너무 좋아했지만 이것 역시 잘하지는 못해 솔직히 별다른 기여를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애쓴 보람으로 조회시간에 우리반이 환경미화 1등상을 받게 되면 그 뿌듯함이란!
마흔 너머 제 삶 속에 파고든 테니스가 어쩌면 미술에 대한 짝사랑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나 싶습니다.

홈페이지 새단장을 하셨다기에
문득 색종이 오려붙이던 쬐그만 초딩이였을 때며 겉멋만 잔뜩든 사춘기 소녀 시절
교실 꾸민다고 법석을 떨던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전테교에서 사용되는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같은 호칭이나 테니스교실 같은 용어가
접속할 때마다 우리를 먼 옛날 순수의 시대로 되돌리는 마법의 주문 같기도 하구요.
책상 걸상이 빼곡히 들어앉은 스무 몇 평의 답답한 공간이
새단장을 하고나면 어린 제 눈에도 유치찬란해보였지만
센스있는 담임선생님을 만난 어느 해엔 좋은 시나 명언이 가지런한 글씨체로 적혀 있어
그럭저럭 평탄했던 제 삶이 가끔씩 테니스로 인해 힘들어질 때
아름다운 글에 대한 기억에서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이에 비하면 최루탄 냄새로 자옥하고
다급한 마음에 커닝페이퍼 깨알같이 옮겨적어놓은 흔적들만 잔뜩 있던
대학 강의실 벽은 살벌 황량 그 자체였구요.

지난번 홈피 단장하셨을 때 하필이면 제일 못나온 사진 골라 올리셨다고 초상권침해 운운하며 펄펄 뛰...
좀 잘나온 사진으로 보내드려야겠다고 벼르기만하다가 세월은 흘러 흘러
클럽 우승 기념 단체사진 찍는 외엔 사진 찍을 일도 별로 없었고
점점 더 햇볕에 까맣게 그을고 코트에서 먹은 간식 덕택으로 얼굴에는 살이 올라
한해두해 더 늙은 얼굴 거울에서 대하기도 민망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테니스의 미래를 걱정하시면서도 테니스의 현재를 즐기시고
부지런히 국내외 테니스 소식 전해주시고 가끔씩 교실미화로 전테교를 새롭게 해주시고......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