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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여왕 - 마거릿 스미스 코트(여)

마거릿 스미스 코트(여)

60년대 테니스는 역시 남녀를 통틀어 호주의 전성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로이 에머슨(Roy Emerson)과 로드 레이버(Rod Laver)가 60년대 남자 테니스계를 양분했다면 여자부에서는 호주의 마거릿 스미스 코트(Margaret Smith Court)와 미국의 빌리 진 킹(Billie Jean King)이 여자 테니스를 양분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빌리 진 킹의 경우는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활약했던 선수이므로 실제 60년대를 대표하는 전설적 여자선수는 마거릿 스미스 코트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스미스 코트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남녀선수를 막론하고 아직까지도 스미스 코트의 메이저 대회 성적을 능가하는 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호주의 로이 에머슨이 기록의 황태자였다면 같은 국적의 마거릿 스미스 코트는 기록의 여왕이었던 것이다.

마거릿 스미스 코트(Margaret Smith Court, 1942- ).


마거릿 스미스 코트는 1942년 7월 16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앨버리(Albury)에서 태어났다. 소도시에서 자란 스미스 코트는 어릴적부터 코치의 도움없이 스스로 체력관리와 개인연습을 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왼손잡이 였으나 테니스를 치기 시작하면서 곧 오른손으로 적응을 해왔고 큰 키 덕분에 여자로서는 드문 서브앤 발리어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녀는 18세인 1960년 호주오픈에 도전장을 내밀어 결승에서 장 레한(Jan Lehane)을 상대로(결과 7:5, 6:2) 메이저 첫 우승을 따내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테니스 역사상 전례없는 우승행진이 시작된다. 그녀의 메이저 우승기록만 해도 이 지면에 모두 글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다음과 같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호주오픈(60-66년 7년연속 , 69-71년 3년연속, 73년, 도합 11회 우승)


프랑스오픈(62, 64, 69, 70, 73년, 도합 5회 우승)


윔블던(63, 65, 70, 도합 3회 우승)


US 오픈(62, 65, 69, 70, 73, 도합 5회 우승)

이렇듯 그녀는 메이저 대회 단식 타이틀만 24개(복식/혼복 포함 66개)를 따내었고 이 기록은 남녀를 통틀어 현재까지 깨어지지 않는 기록이 되었다.

 

또한 70년에는 모린 코놀리에 이어서 여자로서는 역사상 두번째로 그랜드 슬램을 기록하였을 뿐만 아니라 아깝게 그랜드 슬램을 놓친 것도 4회에 이른다(62, 65, 69, 73).

 

그녀는 특히 동료인 켄 페쳐(Ken Petcher)와 혼합복식에서도 그랜드슬램을 이룩(63년), 사상 최초로 단식뿐 아니라 복식에서도 그랜드슬램을 이룩한 선수가 되었다. 그녀의 기록은 타이틀 수 뿐만 아니라 랭킹과 승률에서도 나타난다.

 

1962년부터65년까지 4년간 연속 랭킹 1위, 69, 70, 73년에도 1위를 기록하였으며 70년(104승 6패)과 73년(102승 6패)에 이룩한 그녀의 총 전적 또한 경이로운 것이었다.

그녀의 최고의 매치는 1970년 윔블던 결승이었다. 60년대 중반부터 그녀의 강력한 라이벌로 성장한 미국의 빌리 진 킹을 상대로 2세트만의 승리를 기록하지만 1세트의 14:12, 2세트의 11:9라는 경기 결과는 이날 결승전이 관중들에게 얼마나 땀을 쥐게하는 빅 매치였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타이브레이크가 도입되지 않았던 그 당시 총 46게임이나 치른 이 결승전은 남자의 5세트 경기결과와 맞먹는 것으로서 두 선수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혈전 그 자체였던 것이다.

스미스 코트는 큰 키를 이용한 강력한 서브와 발리가 주특기이며 특히 지구력과 근성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었던 1967년, 그녀는 배리모어 코트(B. Court)와 결혼하면서 선수생활을 잠시 중단하게 된다.

 

때문에 67년과 68년 2년간은 메이저 타이틀이 없을 뿐만 아니라 랭킹도 곤두박질, 주위에서는 그녀가 69년(당시 27세)부터 선수생활을 재개했을 때 이미 전성기가 지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윔블던을 제외한 3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면서 그녀의 우승행진은 멈추지 않았고 70년 한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면서 여자테니스의 천하통일을 이룩하게 된다.

 

이어 71년 두 개의 메이저 대회(프랑스오픈, 호주오픈)를 석권한 후 또 다시 선수생활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부딪치게 된다. 이제는 결혼때문이 아니라 임신을 했던 것이다.

 

임신과 출산기간이었던 1972년에 모든 경기에 참가할 수 없었던 그녀는 첫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1973년에도 선수생활을 재개하였으며 또다시 윔블던을 제외한 3대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는 뒷심을 발휘하고 이듬해 은퇴를 결정,

 

스미스 코트의 시대는 여기서 종지부를 찍게 된다. 당시 결혼과 임신기간이 없었다면 그녀의 24개 메이저 단식타이틀에 5-8개는 더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메이저대회 24개의 단식 타이틀과 42개의 복식/혼복 타이틀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남기고 홀연히 테니스계를 떠난 마거릿 스미스 코트. 그녀는 1974년 은퇴와 더불어 두 아이를 더 출산하면서 테니스의 여왕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돌아왔으며 1979년에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되었다.

 

마거릿 스미스 코트가 물러날 무렵, 호주 여자테니스는 이본 굴라공(Evonne Goolagong)이라는 또 하나의 스타를 배출하게 되지만 사실상 이때부터 침체기에 빠지며 미국에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

<필자 후기>


-“테니스의 전설들” 다음 편은 남자 두번째의 그랜드슬래머 로드 레이버편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지난 로이 에머슨편의 필자후기에서 오타를 발견하여 정정합니다.
빌리진 킹(Billy Jean King->Billie Jean King)

 

글쓴이=박일균님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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