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매시 마스터 - 필리포시스의 오버헤드

마크 필리포시스를 기억하시는지요. 국적은 호주이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샘프라스 처럼 그리스계 혈통이지만, 샘프라스와는 좀 다르게 한 때 섹시한 외모로 각광받았습니다. 



체격은 샘프라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데, 그만 체격을 버텨줄 내구성은 지니지 못했던 관계로 그는 훌륭한 자질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부상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유리 몸’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어깨, 발목, 무릎 등등. . . 수술도 몇 차례 했을겁니다. 

 

 

excellent_preparation.jpg

 

 

그의 별명은 ‘스커드’입니다. 스커드 미사일처럼 슝 하고 꽂히는 서브를 빗댄 말이겠지요.

 

현역 중에서 가장 샘프라스와 유사한 서브를 구사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폼의 메커닉도 유사하고, 묵직한 구질도 유사하고, 잘 들어가는 경우 상대가 아예 손 댈 엄두도 못내는 에이스가 양산된다는 점도 유사합니다. 


서브 좋은 사람 치고 스매시 못치는 사람이 없는 법이지요. 필리포시스의 스매시는 딱 교과서입니다. 불필요하게 점프하지도 않고 (키가 워낙 커서 점프할 필요가 거의 없기도 하겠습니다만), 온 몸을 고루 사용해서 샷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슬슬 치는 것 같아도 충분히 강하게 들어갑니다.  

 

유명한 테니스 코치인 반 더 미어가 필리포시스의 오버헤드를 분석한 글이 있길래 번역해서 올립니다. 


출처는 tennis.com이고 원저자는 데니스 반 더 미어입니다.
 

마크 필리포시스의 파워풀 오버헤드

 

 -데니스 반 더 미어   - 마크 필리포시스는 훌륭한 준비 자세와 강력한 스윙을 통해 파워 스매시를 구사한다.

1. 셋업


그립:


서브 넣을 때와 마찬가지로 컨티넨탈 그립을 잡고 있다. 컨티넨탈 그립은 팔뚝의 내전과 손목 꺾기를 용이하게 해줌을 통해 라켓 헤드 가속을 극대화해준다. 그는 또한 발리시에도 컨티넨탈 그립을 사용하기 때문에, 스매시 이후에 네트로 접근할 때 별도의 그립 체인지가 필요없다.

왼 팔:


필리포시스는 왼팔을 죽 펴서 떨어지는 볼을 겨눈다. 윗사진의 경우는 스매시를 위해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는 경우이나, 왼팔로 로브 볼의 방향을 겨누는 것을 통해 스윙을 시작하기 전까지 시선을 볼에서 떼지 않고, 몸을 볼의 아래쪽에 위치시킬 수 있다.

엉덩이:


스매시를 쳐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몸을(=엉덩이를) 네트에 수직 방향으로 트는 것이다. 필리포시스 역시 이를 행하고 있다. 준비 동작에서 몸을 틀어주는 것은 스윙 및 타구시에 몸통과 엉덩이의 회전력을 사용하여 보다 강력한 타구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오른 팔꿈치:


필리포시스의 오른 팔꿈치는 몸통에서 적절한 각도와 충분한 거리를 이루고 있다. 오른 팔꿈치에서 왼팔에 이르기까지 만들어져 있는 거의 완벽한 모양을 주목하기 바란다. 오버헤드에서 필요한 셋업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이는 몸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게 하며 결과적으로 부드럽고 강력한 스윙을 만들어낸다.

다리:


사진의 스매시는 비교적 쉬운 경우이기 때문에, 필리포시스는 두 다리를 넓게 벌린 상태로 무게를 양 다리에 균등하게 싣고 있다. 앞발 끝은 전방을 향하고 있고 뒷발은 밸런스를 위해 네트에 수평하게 놓여져 있다. 만약 로브가 사진 보다 더 깊게 왔다면, 볼을 쫒아 뒤로 이동해야 할 것이기에 필리포시스의 다리는 움직이는 상태였을 것이다

2.스매시

손목:


임팩트시 라켓 헤드를 닫아주기 위해 필리포시스는 손목과 팔뚝을 내전시켜야 한다. 그의 손목은 라켓 면과 팔뚝에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폭발적인 오버헤드를 원한다면 느슨하고 유연한 상태의 손목이 필수이다.

머리:


아랫 사진의 장면에서 라켓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지만, 필리포시스의 머리는 비교적 고정되어 있다. 동호인들을 보면, 강한 스매시를 노리는 경우 타구시에 머리가 먼저 내려가거나 눈이 볼에서 먼저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되면 실수가 나오기 쉽다.

오른 엉덩이:


준비 자세에서는 엉덩이가 네트에 수직방향이었다; 이제 필리포시스는 샷을 위해 몸통을 회전시키면서 동시에 뒷 엉덩이가 돌아나오고 있다. 이처럼 오버헤드시에 몸 전체를 사용한다면 긴박하거나 긴장되는 상황에서의 샷에서도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왼팔:


필리포시스는 왼팔과 왼어깨를 끌어내리는 것을 통해 오른 팔과 라켓이 앞으로 돌아나오도록 만든다. 이와 같이 몸을 기울이는 것을 통해 그는 스윙에 좀 더 많은 힘을 싣을 수 있다. 서브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어깨 턴을 충분히 사용하고 있다.

오른 발:


오른 발꿈치가 코트에서 들린다. 이를 통해 필리포시스는 전진 모멘텀(=선형 관성)을 샷으로 온전하게 싣고 있다. 이 속에서 볼에 추가적인 속도가 붙는다. 이제 그의 몸무게와 밸런스는 그의 왼발에 놓여있다. 왼발은 땅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으면서 몸을 안정시켜준다.  

 





[서브의 바이오 메카닉스]



 Comment '9'
  • 불휘기픈 나모 08.04 16:43
    보면 볼수록 내용이 알차고 쉽게 이해가 갑니다.
    새삼스럽지만 요즘같은 더위에는 전테교에 와서 님의 글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닝 하면서 놀다가 갑니다.
    좋은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 아소당 08.05 23:38
    프리랜싱님!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군더더기 없고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아주 쉽게 설명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수고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합니다.
    늘 빚지고 사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빚을 갚을날이 있겠지요..
    감사합니다.
  • 노진섭 08.15 09:46
    정말 멋진 글입니다 감사 감사 오른 발과 엉덩이의 움직임에 대한 설명.. 특히 오른발의 마지막 글 정말 멋진 분석입니다
  • 정보맨^^ 08.28 17:15
    필리포우시스라는 선수를 알게 된 계기는 샘프라스와의 1995년 U.S 오픈과
    1996년 호주오픈 경기를 통해서 였습니다. 호주 오픈에서는 전성기의 샘프라스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셧아웃 시켜버려서 상당히 인상이 깊었었습니다.
    (경기 결과는 이미 알고 있었고 나중에 경기를 볼 기회가 있었지요)

    일단 이 선수 폼 자체가 겸손한 폼이 하나도 없습니다.
    서브, 포핸드, 백핸드 발리 모두 부드럽고 정교하다기 보다는 시원스러우면서도
    조금은 거만한 느낌이 드는 선수이지요.

    샘프라스와의 경기를 보면서 일단 서브폼과 서브 자체가 굉장히 웅장하다는 느낌을
    가장 강하게 받았고 포핸드는 참 겁 없이 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왠지 부지런하게 뛴다는 생각은 안 들게 하는 플레이 스타일 이었습니다.

    하드웨어는 세계 no.1이 되고도 남을 정도이지만 경기운영이라던가 경기에 대한 집중력
    그리고 결정적으로 테니스 자체에 대한 집중력이 높지 않아서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점차 잊혀져 가는 선수인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움은 있는 선수입니다.

    프리랜싱님의 오버헤드 관련 글을보면서 필리포우시스에 대한 저의 단상을 잠시
    적어 보았습니다.^^

    오버헤드에 관해서 기술적인 요소 외에 하나 더 중요한 부분을 언급해 보자면
    [자신감]인 것 같습니다. 자신감에 따라서 오버헤드는 결과가 많이 차이나더라구요.^^



  • freelancing 08.29 11:48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사이트에 자주 들어오지는 못하는 형편인지라. . .

    불휘기픈 나모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무려 25일만의 댓글인지라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다음에는 안그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소당님/ 항상 한결같이 힘주시는 글들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노진섭님/ 스매시나 서브 같이 폼이 크고 머리 위쪽으로 스윙을 해야 하는 샷들은 팔에 과한 힘을 주기보다는 온 몸의 각 부위를 부드럽고 유기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컨트롤도 좋아지고 힘도 덜드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정보맨님/ 원래 예상대로 필리포시스가 커나갔다면 호주 에이스의 계보에서 라프터와 휴이트 사이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그만 잊혀져가는 선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테니스 자체에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대 초반에 반짝하면서 스타 대접 받을 때 바짝 조이고 몸에도 신경쓰고 해야 했는데, 요트 타고 놀러다니고 하더니만. . .
    저 선수는 몸도 좋고, 힘도 좋고, 샷 메커니즘도 충분히 사운드하기 때문에 경력만 좀 붙이고, 정교함만 좀 키우면 대성할 자질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 . 웬걸 언포스트 에러는 줄어들 줄 모르고, 틈만 나면 몸이 아프더군요.
    테니스에서는 체격이 큰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선수인 것 같습니다. 민첩성이 떨어지고, 큰 몸을 움직이려니 부상의 위험도 커지고. . .
  • 황매니아 06.14 16:50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에 담아가겠습니다. 요즘 공부좀 해야 겠다고 느끼거든요,
  • 全 炫 仲 03.08 16:39
    필리포시스 ..서브의 롤 모델이었는데..다시 복귀한다는 애기도 들리고...참 아까운 선수였습니다
  • 노는 개미 04.17 19:14
    좋은글 감사합니다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
  • 2pro 03.23 21:58
    제가 좋아했던 필리포우시스에 대한 글을 오랜 만에 다시 접하는군요. 지난 해 말 이벤트 대회에서 보았던 그의 서브와 스트로크... 정말 아직도 그대로 인 것 같아서, 정말 반가웠답니다. 참 좋은 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