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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요즘 일기 안쓰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빈정거림처럼 여겨져
욕과 칭찬의 이분법에서 언제나 앞쪽에다 접수해두었다.
그렇지만 남에게 보여주려고 쓴 일기면 어떻고
정신없는 혼자말이라 불려도 상관없다는 오기가 생기고,
그 습관이 굳어져
코트에서 꽁꽁 억눌렸거나 간신히 참았던 말,
정작 하고 싶었던 얘기,
못펼쳐놓은 사연들을 몇 년을 줄기차게 써왔다.
지겹다는 얘기도 솔솔 들렸고
욕도 먹고 싸우기도 하게 되고
나 역시 테니스에 한발 빼놓고나니 별 흥이 나지않아
드문드문 올리기도 하고 아예 그만둔 적도 몇 번된다.
끄적이는 게 습관이 되자 끊는 건 쉬워도 오래지 않아 다시 찾게 되는 술, 담배처럼.
갈팡질팡하는 사정을 모르는 분 보시기에는 변덕스러워 보였으리라.
작년 전테교사이트가 바이러스 공격받아 올렸던 글 중 1/2~2/3 가량은 날라가버렸고
그랜드슬램대회 관전하면서 정리해두었던 글도 아이패드와 함께 잃어버리고
며칠 전 테코 쪽에 실었던 글도 전부 날라가버리니 이젠 홀가분해진 셈이다.
볼모같이 느껴졌던 옛날에 뭘 썼고 무슨 생각이었는지로부터 자유로우니 말이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leewonjip 08.06 23:55
    에구~ 아까운 글들이 날라갔군요. ㅠㅠ
  • 바람도리 08.07 17:11
    우째 그런 일이... 테코 사이트 개편하면서 생긴 일인가요?
    그 정도 수준 높은 컨텐츠를 어찌 그리 쉽게 ....
  • 혁빠 08.11 11:29
    어허........

    많이 아쉽네요......ㅜ.ㅜ
  • nennon 09.06 00:55
    정말 오랜만에 테니스 사이트에 들어와 봅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친구들과 즐기기 위한 테니스를 하지만 열정(혹은 집착)은 예전의 것이 아닌지 테니스와 관련해선 궁금한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많은 즐거움을 주었지만 많은 것들을 앗아가기도 한 테니스......
    요즘엔 삶의 다양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취미, 교우관계, 종교, 식생활, 문화적 기호......
    아마 나에게 가슴 설레게 하는(혹은 새로운 성취를 위한 도전이 필요한) 무언가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ㅎㅎ 혜랑님은 다른 글로도 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멋질겁니다.
  • 야무진 03.22 11:10

    이게 최혜랑 님 의 마지막 글 이었군요..

    그전 드문 드문 드나들면서 자주 잧았던 부분 이었는대 조금은 아쉽습니다.

    건강 문제 때문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그동안 좋은글 좋은 경험담 잘 뵈었네요...

    항상 님 찾아 보면서 잊지 못할거 같습니다..   

    무궁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