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왕기춘선수가 자신의 양심의 명령에 따라 부상을 입은 상대선수의 발목부분을 공격하지 않아서 쉬운 금메달 그래서 부끄러운 승리 대신 깨끗한 패배를 택했다고 더구나 이런 거창한 말이 아닌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라 답변했는데 X같고 XX한 시대에 흔치않은 진정한 스포츠맨이었다는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기사에는 자신에게 유리한 심판판정에 불복 금메달을 포기했던 다른 사례들도 곁들여 소개되었는데.....

오래 전 기사를 읽으면서 상대약점을 공격하라가 至高의 명령인 우리 스포츠를 떠올려보게 되었다.


박수치고 끝나버린 한물간 논쟁을 다시할 생각은 없고 얼마 전 공식적으로 영구부상(영구기관 참조)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나와 세월 이길 장사없는 ....분을 파트너 삼아 게임을 했던 두 분에게 감사하고 싶어졌다.


재미없는, 접대테니스로 생각하고 대충해도 되련만 상대의 약점과 상대팀의 약자를 공략하면 후딱 끝내버릴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랠리가 되고 게임의 꼴을 갖췄던 데는 빗맞아 짧아진 공 앞으로 달려나와 받아넘기고


파트너 옆구리로 술술 빠지는 공 살피느라 단식 모드 복식 모드 병행하고 받으라 주는 공 모르는 척 염치없이 위닝샷을 때리면 황당함을 감추고 선한 웃음으로 받아주고 악수하면서 보니 네트를 사이에 둔 두 분 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뱀파이어 눈엔 아주 맛있어 보였겠지만 내 보기엔 억수로 고맙고 엄청 미안하고 왠지 슬프고
전엔 나도 민폐됨은 피하고픈 깔끔한 성미였는데....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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