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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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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 꽁꽁 마음도 꽁꽁이었던 겨울은 가고
가끔은 여름날씨처럼 얼굴 화끈거리고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기도하지만
지금은 반짝있는 틈새계절 봄이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다시 하늘 높은 가을이 되기 전
가장 공치기 제일 좋은 때이니 만큼 여기저기에서 테니스 대회가 넘쳐난다.
그런데 테니스 대회는 몇 개부로 나뉘어 개최되는데
어찌보면 이것이 테니스 계급사회의 반영인지도 모르겠다.

부르조아/프롤레타리아로 사회를 나누듯 테니스 각 계급을 나누는 용어로는
NTRP 1.0 ~ 7.0
왕초보/초보(하수)/중수(어정쩡)/고수()/초절정고수(익은 벼)
A조/B조(CD&F? 학점처럼이나 알파벳이 다양하다?)
금배부/은배부/동배부
청년부/장년부/시니어부
원앙조/잉꼬조(혼복이나 부부대회)
지도자부/동호인부
프로/아마(선수출신/순수동호인)

하지만 국화/개나리만큼이나 엄마들을 무우토막처럼 싹뚝 자르는 간단명료한 말은 없을 것이다.
테니스치는 엄마들 중 전국대회 우승자들의 모임을 국화부라고 하는데
봄이면 집 근처에서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개나리(조팝나무는 발음 때문에 짤렸나?)에 비해
봄의 변덕스런 날씨며 한여름 불볕더위며 뇌전을 동반한 소나기를 다 이기고 기다리다
가을이 깊어야 비로소 만개하는 꽃인 국화가
피나는 숙련기간을 거쳐야하는 테니스란 운동에 일가를 이룬 사람들을 상징하는데 아주 제격인 꽃인듯 싶다.

마치 일개 사병이 장군까지 승진해 별달고 제대하는 일만큼이나,
낙선을 밥먹듯하던 국회의원지망생이 당선되어 금배찌 다는 만큼이나
평사원이 재벌회사 CEO 자리까지 아니 그냥 회사의 꽃 임원자리까지 올라가는 일 만큼이나
고시낭인(국화낭인?)이 드디어 사법시험 합격하고
햇병아리기자가 데스크자리에 오르고......
이처럼 선망의 대상일테니 이루기도 무척 어려운 일일 것이다.

금전적으로도(부부싸움의 주원인일 수도 있고,
실제로 작은 아파트 한채는 족히 날렸을 법한 레슨비 외 기타 테니스경비.....?)
가족적 희생(반대로 물심양면의 외조?)도 따랐을테고
교양이며 문화 등 테니스외적으로다 완전단순무식해졌을 것이고(아님 다행이고)
오늘 친정가는 길목에 있는 코트에서 국화 4명이 공치는 것을 구경하다 그만 발이 묶여버렸다.
늦게 와서 저녁같이 못먹었다고 아빠는 서운해 하셨지만
배가 고파도 점심 늦게 먹어 별 생각없다며 배부른 척하는 수 밖에.
얼마전 예탈하고 홧김에 점심 거하게 먹고 바로 집에 가는 수순을 밟지않고
개나리부 본선 시합하는 걸 남아서 봤는데
이코트 저코트마다 수비는 철벽이요 찬스에선 무섭게 내리찍고 코스로 빼는 살벌짱짱한 시합이었다.
아직 국화부시합 구경을 간 적이 없는데
가까운데서 시합이 있으면 함 가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지난번 사놓고 찬장에 넣어놓은 국화차라도 우선 우려 마시면서
마음 차분히 테니스 앞날을 생각해봐야겠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