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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개설안내 : 테니스 아부 101을 들은 학생만 수강신청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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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아부 잔뜩해서 공같이치는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야겠다.

우아한 폼에서 나오는 그대의 깊은 발리는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마주선 두사람 사이를 날카롭게 비집고 지나가고,
언제 튀어나왔을꼬하고 망연자실케하는 전광석화같은 포칭은
신이 내린 빠른 발과 눈의 조화이니 경건한 감사기도를 드리시오.
못받는 공이 없이 뭐든지 다받아내어 빈틈이 없는 철벽수비는
전생에 거미손골키퍼였으리라 짐작케합니다.
한템포 빠르게 네트로 달려나와 각으로 빼서 울게하더니만
한템포 죽여 슬쩍 밀어넣는 응큼한 공에 또 속질않나,
전쟁터의 대포알처럼 퍼부어대는 스매시는
적군의 사기를 초토화함에 부족함이 없으오.
토스만 봐서는 코스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페더러를 빼다박은 그대의 서브로
베이스라인 밖에 선 리턴너는 노상 전전긍긍입니다.
한창 때의 애거시를 방불케하는 기습적인 리턴으로
서브 깊숙히 잘들어가서 에이스로 확신하고 있다가 리턴에이스 역공에
서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십니다.
누구와 파트너가 되어도 누구를 앞에 세워도 싫고 좋음의 내색이 없는 그대를 가르켜
코트의 신사숙녀라 부르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고,
실력에 상응한 겸손과 매너를 지닌 그대 앞에 서면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고 고개가 수겨집니다.
옛말에 눈은 삐뚤어져도 공은 바로 치랏더니
어이타 그대 공은 번번히 예측불허인지 한탄만 자아냅니다그려.
그대 머리 속을 헤집어 숨어있는 제3의 눈과 제4의 눈을 찾아내렵니다.
소매춤을 걷어올리고 바지춤을 내려서라도 가제트처럼 쭉쭉 뻗는 숨어있는 여분의 팔다리를 찾아내겠습니다.
발바닥을 올려보아 몰래 달아놓은 모터를 철거시키고
겨드랑이랑 어깨쭉지에 불법으로 부착한 날개를 찾아내어
코트에서 과속질주하고 네트 위를 날라다니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엄중처단하겠습니다.
테니스는 사이드로 짬짬히 치면서 쪼맨하고 얌전히 풀밭에 앉아있는 공을 즐겨치는 분들이 걱정입니다.
작은 공치다 테니스공보면 보름달만하게 보여 또 냅다 달려들텐데
(무심코하는 혼잣말처럼 들리는 이 궁시렁도 잘 분석해보면 실은 심한 아부임을 아셔야)

내가 비록 새해결심으로 아부공약을 남발하긴해도 사람이 어디 그리 쉽게 바뀌겠나요?
때론 옛날처럼 까칠하게 나오기도 하겠지만
그대들의 바다같은 마음이 좁쌀알만한 내 잘못을 넉넉히 덮어주고 너그러이 이해해주리라 굳게 믿습니다.

아무래도 난 옛날에 태어났으면 용비어천가를 공동집필하고 있었을 것같다.
젊고 잘생긴 집현전 학사들이랑.....
쓰고나서 다시 읽으니
전체적으로 지브란적이란 느낌이 드는데!
아부할 때는 최대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여야하는 것을
테니스판의 크고 작은 풍파에 시달리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자뻑과 물이 흠씬 들었나보다.(감점대상)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