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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결심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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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배 원년 사라포바의 경기가 끝나면
남자관객과 카메라맨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려
코트가 갑자기 휑해지곤 했었는데
오늘의 힝기스팬들은 자리나게 빠져나가지는 않은 듯하다.

직장을 일찍 파한(땡땡이?) 넥타이부대가 나이트경기에 꾸역꾸역 밀려들었다.
이들을 보니 하루종일 구경하고 있던 백수아줌마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힝기스는 팽팽한 스트로크랠리 도중 자주 드롭샵으로
(몇번 에러도 냈지만 대다수 성공한 그 드롭샷의 절묘한 타이밍이라니!!!!)
때로는 로브로 상대를 괴롭히는 그녀가 얄밉기도 했고
1시간 3분만에 경기가 끝나버려 아쉬움이 남았지만
인도에서 우승한 여세를 몰아 2라운드....결승에서도 볼 수 있을테니.

동네에서 공을 치다 일년에 한두번 올림픽코트로 세상구경하러 나왔더니
예년처럼
음메 기죽어하는 애초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이것저것이 눈에 들어오고,
이런저런 결심들이 마음 속에서 굳어갔다.
그 멋진 스트로크 랠리에 매료되어 찬찬히 뜯어보니
나도 허리를 돌려 (체중을 실어 ) 해드를 빠르게 휘두르는 샷으로
크로스, 역크로스, 다운더라인을 자유자재로 해야겠고
전위에 서면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복식의 포칭을 의무적으로 해야겠고
그래, 두핸드백핸드로 다시 돌아가보자,
이번엔 드라이브발리도 갈쳐달래자,
올해 안에 쇼트 넣는 거 마스터하는 거야!
포핸드슬라이스로 듀스코트사이드라인으로 빠지는 공을 잡아당겨야지,
그동안 서비스연습을 게을리했더니......
작심삼일일지도 모르는 결심을
하고 또 했다. 사흘마다 다시한다면 못 이룰 것도 없을 듯 하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