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은 더 공치면서 더위랑 싸우게 될 줄 알았는데.....
비 때문인지 모두의 입에서 더위가 한 풀 꺾인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수박도 이젠 덜 반갑고, 조만간 애선 사람마냥 팥빙수가 갑자기 먹고 싶어도 파는 데가 없어 못 먹겠지!
거리에선 하복입고 있는 아이보다 춘추복으로 교복을 일찌감치 갈아입은 아이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비가 개면 우산 깜박 잊고 놓고 가듯이
운동하고 나서 몸이 더워지면 걸치고 온 웃옷들을 잊고 가기 십상이다.
벗어놓고 간 잠바를 옷걸이에 걸어두면 한참만에 되돌아와 찾아입고가는 사람도 있고 잘 챙겨달라는 부탁 전화가 오기도 한다.
권불십년이라는데 공치는 아줌마들한테 더위의 군림은 혹독하긴 했어도 의외로 짧았던 것같다.
한낮에 해가 날 때면 아직 제법 따갑긴 하지만 참을만해서
벌써 한해가 기우나보다 싶어 명년엔 몇살이라 답할지 한살 더한 나이를 헤아려보게된다.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엄마 몇은 여름방학기간동안 맘 단단히 먹고 공을 접었다가 해방절인 개학일에 맞춰 다시 코트에 나오는데
뽀얗게 된 얼굴로 미뤄 백설공주들이 한동안 버벅댈 줄 알았더니
오히려 재충전이 되었는지 공은 한층 쎄져서
한여름 땡볕에도 행여 뒤처질까봐 쉼없이 공치다가
얼굴만 새까맣게 그을은 언니들을 무색케 한다.
이게 젊음의 힘일까?
가을이라면서 뭔 비가 왜 이리 자주 오는지 원!
이젠 비맞고 공치다가는 감기가 폐렴되어 된통 혼날까봐
비오는 날이면 코트가 인조잔디라도 그만 집에 있으련다.
아침저녁 선선해진 바람에 괜시리 마음까지 서늘해지고 잠도 오지 않고....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