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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테니스협회(USTA)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서브 시간’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2017년 US오픈 예선전에서 선수들은 시간을 의식하긴 했지만 쫒기지는 않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브시간은 스코어 보드에 디지탈 시간을 추가하여 포인트가 기록된 직후부터 서브까지의 시간을 카운트 다운하며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미국테니스협회가 지난해에 이어 US오픈 예선전과 주니어, 대학 레벨 경기 등에서 시험적으로 실시하면서 기술적인 부분과 엄파이어의 적응도 등을 체크하고 나면 2-3년 이내에 프로 대회에도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포인트간 시간 규정을 어기게 되면 처음에는 경고로 시작해서 반복되는 경우에 첫 서브 무효, 포인트 손실이라는 패널티가 적용된다. 원래 그랜드슬램과 WTA경기에서는 포인트간의 시간 규정은 20초였는데, 서브 시간 도입으로 선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다른 ATP 투어들과 마찬가지로 25초로 5초가 늘어났다.


숫자상으로는 늘어난 시간만큼 선수들이 서브 루틴에 여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선수들 자신이 정확히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짐작에만 의존하던 때보다는 경기운영이 보다 명확할 수 있다는 장점도 내세워졌다.


지난 윔블던 대회에서 두번의 타임 바이올레이션으로 첫 서브를 몰수당했던 프랑스의 아드리안 마나리오는 “경기 초반부터 타임 바이올레이션을 받으니 긴장되기 시작했고 내가 얼마나 천천히 서브를 넣는지 알 수가 없었다. 타임을 엄격하게 적용하려면 시간을 정확히 재는 것이 나을 것” 이라며 서브 시간 필요에 대해 언급했다.


작년 시범 운영의 결과도 아주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서브 시간에 따른 경고가 나오긴 했지만 오히려 패널티는 줄어들어 선수들이 포인트간 시간 규정을 더 잘 준수하는 긍정적 결과로 보여졌다.


반면에, 그동안은 체어 엄파이어의 재량으로 다소 유동적이었던 시간 규정이 이제 스코어보드에 공개되면서 선수들에게는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란이 초기부터 제기되어왔다.


볼퍼슨이 공을 떨어뜨린다거나 관중석의 소음이나 움직임 때문에 서브가 지연될 수도 있고,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순간에 급하게 쫒기면서 서브를 하게 되는 경우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게다가 흥분한 관중들이 “3, 2, 1, 0!” 을 외치며 카운트 다운을 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 US오픈 예선전을 지켜본 테니스닷컴의 스티브 티그노에 따르면 경기 진행은 순조로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려했던 ‘만약’ 의 경우들은 일어나지 않았고, 체어 엄파이어는 기존대로 유동적인 판단에 따라 서브 시간을 조정하는 모습이었다. 제각기 속도가 다른 선수들에 따라 시간은 다르게 쓰여졌지만 대부분 규정 시간 안에 여유롭게 서브를 마칠 수 있었고, 힘이 달리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서브 시간도 길어지는 경향을 관찰 할 수 있었다.


그랜드슬램 중에 가장 혁신적인 대회로 정평이 나있는 US오픈이 5세트 타이 브레이크, 호크 아이에 이어 ‘서브 시간’ 도입에도 선구 역할을 하며 눈에 즐거운 테니스 경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정 선수에 대한 팬심이나 경기 몰입도 등이 예선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높은 본선 경기에서 서브 시간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기사=테니스피플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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