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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못하면 인간으로도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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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못하면 인간으로도 안 보여...

제가 처음 테니스를 배우고 레슨을 받을 때이다.
처음 라켓을 잡고 3개월 레슨을 받다가 코치가 사라져서 레슨을
3개월 정도 쉬었다.
그러다가 수소문하여 찾아간 곳이 실내 테니스 코트였다.
실내 코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언제나 쉬지 않고
레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새벽을 가르며 차창너머로 바라보이는 어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레슨 1시간 전에 도착하여 몸 풀고 개인 연습을 1시간 동안 했다. 주로 연습하는 것은 토스, 서브, 발리, 스트로크 연습이었다.
매일 조금씩 연습하는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굉장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내 코트에서 거의 1년간 레슨을 받았으니 최고참이 되어 있었다.
최고참이라는 것은 테니스 고수가 아니라 레슨을 받은 기간이
오래 되었다는 뜻이다.
대부분 실내에서 레슨을 거의 3-6개월 정도 밖에 받지 않기 때문에
1년이면 상당히 오래 동안 레슨을 받은 셈이 되는 것이다.

1년 동안 한 코치로부터 매일 같은 볼을 쳐 왔기 때문에 거의
고수 수준이 다 되었던 것 같았다.
레슨이라고 해 보아야 항상 하는 기본적인 동작들이다.
포, 백 드라이브, 포, 백 발리, 스매시가 거의 위주이며 때로는
게임레슨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런 기본동작들에 대하여 1년 정도 볼을 치면 바보 아닌
다음에야 절정의 고수처럼 볼을 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약간 늦은 시간에 코트에 가면 전부 여성 레슨자들 뿐이었다. 주로 아줌마들이고 거의 초보 수준이었다.
이 아줌마들이 제가 볼을 치는 것을 보고 감탄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거의 금배수준 이상으로 볼을 치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정말 신났던 시기였던 것 같았다.
우리는 함께 레슨을 하고 볼을 줍고 함께 차도 마시며 때로는
레슨이 끝나면 식사도 같이 했다.

테니스 고수란 정말 좋은 것이라는 것을 이 때 알았다.
제가 테니스 고수라고 이야기를 들어본 것은 이 때였다.
진짜 고수들이 보면 웃을 일이었지만 이 아줌마들에게는 고수로
보였을 것이다.
초보 아줌마들은 테니스에 조금씩 맛을 들이면서 새로운 초보자가
들어오면 “테니스 못하면 인간으로도 안 보여, ㅎㅎㅎ,  인간이 되려면 언제쯤 될까?”라고 하면서 농담을 하고 있었다.

그런가 보다.  정말, 조코비치가 그렇게 위대하게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일까?
테니스 코트에서는 테니스를 잘 하는 사람이 최고이다.
출중한 고수가 있다고 하면 그 고수의 볼이라도 한번 받아 보기
위하여 회원들은 그 고수 주위에 모여든다.
그리고 그 고수는 위대하게 보인다.
그러나 초보자가 회원으로 들어오면 병아리 같아 보일 것이다.

실내 코트를 가려면 배드민턴 코트를 지나가야 한다.
테니스 인구에 비해 배드민턴 인구가 훨씬 많다.
이는 테니스 보다 배드민턴이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배우기가
조금 쉬운 운동인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 테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들 보다
조금 우월감에 빠져 있었던 것 같았다.

특히, 아줌마들은 “사내자식들이 테니스나 하지 배드민턴이나 치고
자빠졌네.”, “저 바보들, 우리를 부러워한다.”, “배드민턴을 하면서도 자꾸 이쪽으로 눈을 돌린다.” 등 수다를 떨곤 했다.
어떤 아줌마들은 배드민턴장을 통과해 올 때 일부러 히프를 좌우, 상하로
뒤흔들면서 자랑스럽게 걸어온단다.

어떤 스포츠든지 대우를 받으려면 잘 해야 한다.
어디 스포츠뿐 이겠는가!
어떤 분야에서든지 최고가 되지 않으면 비참한 법이다.
조코비치가 세계 최고가 되어 모든 부와 영광을 얻었듯이 우리도
우리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하여 오늘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 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