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테니스달(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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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테니스는 늘 애증병존 상태다.
변덕스런 애인 땜에 전전긍긍하는 것도 같기도 하고
미래가 없어 보이는 짝사랑으로 심신이 지칠대로 지쳐있다가도
어쩌다 잠시 비친 테니스神의 미소에 설레임으로 마음이 허공을 날면서
이대로 심장이 터지는 건 아닐까 좋아 죽었다는 사람도 있다는데하는 괜한 걱정을 해본다.
  
그러나 단한번의 에러가 또 다른 에러와 에러들을 친구처럼 불러들이면
그동안 쏟아 부었던 열정과 노력이 일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리고
그 자리에서 확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의 비참한 심정으로 곤두박질하길 숱하게 했다.

음양설이라는 동양철학을 거론하지 않아도
인간이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럽다.
하긴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고 더위가 가시면 추위가 닥치는 자연도 그렇지만
인간의 사고를 규정짓는 언어도 짝을 이루는 무수한 반대말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상승-하강, 좌-우, fore-back, lob-smash, 장-단.....

가파르게 오르다가 자유낙하마냥 떨어지고 때론 공중에서 휘돌기까지하는 롤러코스터를
굴곡이 많은 인생에 곧잘 비유하던데
비위가 약해서 여행도 멀미 때문에 두려워하는 나로선
한번도 타보지 않았던 놀이공원 롤러코스터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어지럽게 느껴진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옛말처럼
나의 테니스 달은 언제나 보름달이 되어 꽉차게 될런지
아님 벌써 차기도 전에 기울기부터 시작한 건 아닌지?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