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불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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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사람들에게 내가 테니스에 너무 목을 맨다든가
아주 테니스에 목숨을 걸었다는 평을 듣곤 하지만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이
가장 적확하게 테니스에 올인하고 몰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는 표현이란 생각이다.
그리고 가까이에서도 테니스에 제대로 미친 사람을 여럿 보았기 때문에
내 테니스중독증세가 유별나다는 생각은 별반 없다.

하지만 죽는 걸 끔찍하게 겁내는 소심함을 지닌 데다
하늘이 내린 길치라 과천면허 밖에 없던 내가
장롱면허, 과천면허 주제에
무면허로 불법운행하는 것 아니냐는 한소리를 들어가며
초행길 나서서 물어물어(아직 네비가 없음)
사방팔방 시합이 있는 곳을 헤집고 다니는 걸 보면
테니스에 목숨을 걸었다는 세평이 맞지 싶다.

이는 남편이 알았다가는 기절초풍할 일로
점차 활동영역을 확장해가는 부인이 대견해서가 아니라
이놈(어떤 놈?)의 여편이 죽을려고 환장했냐
그런 운전실력으로 어딜 함부로 나다니....

말이 난 김에 남편 얘길 좀 더해야겠다.
남편에 대해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데
배우자를 100% 다 이해하고 사는 사람은 없을 테고
나 또한 그 사람 속을 다 알진 못하지만
의처증과 거리가 먼 사람인 건 확실하다.
물론 내가 수수한 용모에 배둘레햄의 몸매에 술은 아예 못하고
네비도 안달린 고물차를 몰고 다니기에 안심하는 것이지만.

대외적으로 참을성이 무척 많은 너그러운 사람인 것처럼 보이지만
밤늦게 인터넷에 잡글을 올리는 것을 가소로와 해  
아주 Roger and me (Roger = Tennis)란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면서
비하하는 말을 수시로 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버럭버럭 소리 질러대기를 잘하고
(청력 감소로 오히려 목청 데시벨이 높아지나?)
테니스적 구박과 살림대충하는데 대한 짜증이 자심해질 뿐 아니라
내게 테니스의 테자도 입에 못올리게 겁박하는 걸 보면
테니스를 끔찍히 싫어하는 것도 확실한다.
아마도 테니스에 빠진 여편네에 대해 대안부재로 체념해서
제풀에 지칠 그날만을 이를 갈며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금슬좋게 함께 운동하는 부부들을 볼 때마다
얼핏 어디서 부부대회 개최한다는 말만 들어도
남편은 내게 크나큰 좌절감을 안겨주는 대표적인 테니스전도 실패 케이스다.
과거 어느 시점에 테니스를 쳤고 한 때는 테니스에 빠지기까지 했으면서
제발... 애원을 하고 통사정을 해도 코트에 얼씬도 안하려드니

쏭가가 이길 것같아요!

사실 지금 할 말이 있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파리 실내 카페트 대회 날반디언 대 쏭가의 결승전 라이브 스코어 띄워놓고 .....

매치에 몰렸던 날반디언이 기사회생하여 쫓아 오고 있어서
다시 라이브 스코어로 ...죄송

쏭가가 이겼습니다. 앗싸! 상해 매스터스에서 그를 볼 수 있겠네요.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