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개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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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 호랑이가 공 치던 시절에는 테니스는 신사운동이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신사운동 자리를 골프에 뺏기고
테니스가 개도 소도 다하는 운동으로 전락하게 되었다는데
이를 개탄하시는 분들은
테니스도 한편에서는 생활체육으로 대중화의 길을 가더라도
다른 한편에서는 골프회원권처럼 사회경제적 진입장벽을 높여 폐쇄적인 고급사교클럽을 만들게 되면
에티컷을 존중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고급운동이었던 과거의 영화를 다시 살릴 수 있다고 한다.

테니스 인구가 점점 줄고 노령화되면서
한 때 남편 재력이나 사회적 지명도까지 가려서 회원을 받았다는 기존명문여성클럽마저
스스로 몸을 낮추고 문턱을 낮추면서 회원영입에 적극적이 된 이때
어쩌면 그런 제안은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발상의 전환일 수 있겠다.

호랑이 담배피던 테니스황금시절을 직접 체험해 본 적이 없는 얄팍한 구력의 나로선
가입조건을 까다롭게해서 과거로 회귀하는 것만으로
땅에 떨어진 테니스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막연하고 안이한 기대 대신
동시대 개나 소의 입장에서 테니스문화의 저급화 문제를 생각해봤다.

특정 가입조건을 명시해 모두에게 열린 클럽이 아닌 대다수에게 닫힌 클럽의 예를 보면,

지연이나 학연을 중시한 향우회나 동창모임,
동년배 나이를 축으로 한 61년소띠모임, 58년개판모임 등도 있다 하고
같은 직장이나 직업으로 뭉친 동우회도 있겠고,
여자나 남자는 받지않는 여탕, 남탕클럽도 있지만 양성 모두를 환영하는 혼탕클럽도 있고,
가입비를 백만원 단위로 올려놓고 가입턱비용도 만만찮아 지갑 얇은 사람 엄두꺾는 모임,
철저히 실력위주를 표방해서 하이랭킹자 또는 우승자로 가입을 제한한 클럽,
등이 있겠는데
이들 닫힌 클럽의 문화나 인성 수준이 개방 클럽보다 얼마나 우월한지에 대해서 나로선 알 길이 없다.

지역주민에게 공평하게 열려있어야 할 동네클럽조차
나이들면 가입하기 껄끄럽고
실력 모자라면 들어오고 싶다는 말 떼기도 염치없어 보이고
가입 먼저했다는 이유로 또는 봉사하라고 맡긴 집행부 일 보면서 인사나 인선에서 텃세부리려는 이로해서
가입과 탈퇴가 그닥 투명해보이지 않아 이를 불평해 보이면
한마리 미꾸라지가 요동쳐서 전체를 흙탕물로 만들었던 크고 작은 경험을 예로 들고
일단 받은 사람은 나중에 문제가 불거져도 내쫓기 어려워서
사람 한명 받는 게 위험부담이고 주저스럽고 무섭기까지 하다고.

옛날 과거제도 시행의 역사적 의의를 그 이전에 철저히 가문이나 문벌 위주로 굳게 닫혀있던 인재선발을 한학 배울 경제적 기반을 확보한 하급양반층에로 확대한 계기였다하던데
개인운동이긴 하지만 스타선수의 탄생을 계기로 러시아나 중국, 타이랜드, 세르비아 등지에 테니스바람이 불어 제2, 제3의 스타가 그 뒤를 잇는 걸 보면
파이가 커져야 즉 테니스 인구가 늘어야 할 것같다.

우리 코트에 가입해 불과 몇 달만에 에이스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사람이 있는데 테니스천재냐 구력을 속인 결과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운동신경이 탁월한 사람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나로선 이렇게 재능있는 사람들이 어렸을 때 테니스에 입문할 기회가 주어졌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커서
좀더 다양한 테니스 맛뵈기프로그램과 기회가 열려 있어야한다는 생각이다.

테니스가 가까운 장래에 어떤 모습으로 변신하고 미래에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되어 갈 지 궁금하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