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렵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00만년전 호모사피언스가 최초의 도구를 사용하며 사냥을 하던 시절 이후로, 도구 사용하는것을 스포츠로 진화 시킨것중 가장 고단위로 발전하고  어려운것이 "테니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마이클 킴은 현재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습니다. 매번 새로운 샷을 익힐때마다 반드시 슬럼프가 그림자처럼 따라오긴 했지만 고작 삼사일 지나면 없어졌는데, 이번엔 약 3주째 지독스런 슬럼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 슬럼프의 진원지는 "리버스 포핸드"입니다. 3주전 저도 모르게 프로들이 자주 사용한다는 그 화려한 포핸드를 우연히 치게 되었고, 그것에 맛을 들인 나머지 매번 포핸드를 칠때마다 머리위로 라켓을 휘감아 돌려가며 리버스 포핸드로 쳤는데,

이권엽님께서 "리버스 포핸드를 자주 하면 포핸드의 감이 떨어질수 있다"는 냉정한 충고에도 불구하고, 콧방귀를 뀌어가며 이제 마이클 킴도 프로가 다되었노라고 주제도 모르고서 외쳐가며.... 울랄라~~~ 머리위로 라켓을 팍팍 돌려가며 좋아라 했는데....너무 라켓을 돌려서일까요? 라켓만 돌아간게 아니라, 저의 머리도 헤까닥 돌아버렸는지 완죤히 포핸드 감을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세미웨스턴 포핸드 그립을 사용하는데(여기서 기본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가끔씩 이스턴과 웨스턴, 어떨때는 컨티넨탈 그립을 잡고 포핸드를 치기 때문에..ㅋㅋㅋ),

사용하는 포핸드 기술은 플랫, 와이퍼, 플랫성 드라이브, 포핸드 슬라이스, 거기에다가 리버스 포핸드까지!!!! 자그마치 5섯가지 포핸드 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리버스를 제외한 것들은 스윙의 메카니즘이 비슷하지만, 리버스 포핸드는 머리위로 라켓을 돌리는 팔로스로를 하기때문에, 언제부터인가 포핸드를 칠때 생각은 플랫을 친다고 했는데, 몸은 와이퍼스윙을 하고 자빠져 있고, 팔로스로는 머리위로 돌아가 버리는 요상스런 스윙에 어느덧 저의 포핸드는 뒤죽박죽 개죽이 되어버렸습니다.

사태가 이지경이 되다보니, 승률은 팍팍 떨어지고 지갑은 헐렁해졌으며???? 포핸드 에러를 밥먹듯이 하는통에 어쩔수 없이, 고육지책으로 당연히 포핸드로 쳐야할 볼을 백핸드로 돌아서 치려고 하다보니 이제는 저의 포핸드가 완죤히 개판사판 공사판, 총체적 난국이 되어버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저를 끝까지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던 복식 파트너로부터 "이제는 파트너 자격에 대한 재신임을 물어야 할때가 아닌가?" 하는 뼈있는 농담을 들었고,

저의 강한 포핸드에 오금까지 저려했던 단식라이벌에게 2대6으로 유린당하고 난후에는 "너의 화려한 날은 갔어"라는 속쓰린 말을 그 라이벌에게 들어야만 했습니다.

아~~

멀어져 가네 나의 꿈도 가네
잡을 수 없는 포핸드 샷
모두 사라지네

그 날은 가고 화려한 날은 가고
아름다웠던 그 추억만
내게 남아있네

흩어져 가는 구름만 바라보다가
뒹굴어다니는 코트의 볼들을
말없이 바라보면
이젠 내 곁을 떠나버린 포핸드
흩어지는 구름이 되어 가네 후~후

눈부신 포핸드는 모두
개판사판 공사판 되어
나의 화려한 날은 가고~~~~


이상 마이클 킴의 음악과 함께 읽는 <개>...<지>...<랄> 에세이였습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