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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May 23, 2023

[로마 마스터즈] 얼음판의 기린 - 메드베데프 클레이코트대회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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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프가 첫번째 클레이코트 타이틀을 획득했다.

 

메드베데프는 2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1000 로마마스터스 결승에서 덴마크의 신예 홀거 루네를 7-5 7-5로 이기고 챔피언으로 우뚝섰다. 우승 상금은 110만 5265 유로(15억8천만원). 

 

전 세계 1위 메드베데프는 클레이코트에서 제대로 경기를 못해 얼음판위의 기린처럼 어쩔줄 몰라했다. 

 

베이스라인 뒤 9m나 되는 거리에 서서 상대의 공격에 응수하다 상대의 드롭 샷에 대처를 못해 우승은 커녕 번번이 클레이코트대회 초반에 탈락했다.

 

지난 시즌 동안 클레이 코트 테니스에 대한 두려움에 떨었다. 자칭 하드 코트 전문가는 유럽의 붉은 클레이코트의 조건을 이겨내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오픈 직전에 열리는 로마마스터스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21년 US오픈 챔피언은 4개의 그랜드 슬램을 제외한 투어에서 가장 큰 토너먼트 중 하나인 로마마스터스 클레이코트대회에서 성공한 것이다.

 

경기 내용

 

비로 1시간 40분 지연된 결승 경기에서 메드베데프는 덴마크 스무살 홀거 루네를 만나 1세트에서 베이스라인 뒤에 깊숙이 자리잡아 침착하고 치밀하게 움직여 6대5에서 상대 게임을 브레이크해 첫세트를 따냈다. 1세트 12번째 게임에서야 세트를 승리로 마무리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에게 어려웠다. 루네는 우승을 염두에 둔 듯 전날 준결승에서 보여준 패기의 샷이 나오지 않고 매사에 조심스럽게 볼을 다뤘다.

 

루네의 질풍노도 패기 샷이 나오지 않자 메드베데프는 당황하지 않고 1세트 막판 서브 강도를 높이며 승기를 잡았다.

 

2세트 메드베데프는 첫 서브게임을 내주며 잠시 주춤했으나 네번째 게임에서 루네가 피로의 징후를 보이자 바로 반격해 나섰다. 

 

루네는 2세트 5대4에서 상황을 세트올로 이어가는 유리한 키를 잡았으나 메드베데프가 궁지에 몰려도 연속해 게임을 따내 2세트 역시 7대5로 끝냈다. 상대 드롭샷에는 번번이 번개같이 달려와 포핸드 크로스 번개 샷으로 득점에 성공한 것은 얼음판위의 기린이 아니라 치타였다.

 

경험이 적은 상대에게 긴장이 고조되는 찰나, 압박을 가한 메드베데프는 경기를 할 줄 아는 노련한 검투사인 것이다. 테니스가 힘이나 패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멘탈과 지혜로 그리고 사전 철저히 구상한 경기방식으로 한다는 것을 메드베데프는 보여주었다. 특히 치고 올라오는 어린 선수를 상대로 랠리라는 전략을 세워 일단 버틴 것이 승리 요인이 됐다. 

 

메드베데프는 "힘든 경기였다. 처음에는 우리 둘 다 약간 긴장한 것 같고 둘 다 기본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다. 쉬운 샷을 몇 개 놓쳤지만 첫 세트가 끝날 때 힘을 내서 다행이다. 하지만 두 번째 세트에서 상대가 더 잘 플레이하면서 자극을 받아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질 세라바스 코치와 사전에 짠 랠리에 매달렸고 루네가 좌절할때까지 랠리에 큰 인내심을 보였다.

 

우승 의미

 

메드베데프는 이번 대회 최대 고비였던 준결승에서 오랜 우천 지연 속에서 2022년 준우승자 스테파노스 치치파스를 이기고 첫 이탈리아 오픈 결승에 진출해 트로피를 드는데까지 성공했다.  2017년 우승자 알렉산더 즈베레프도 우승가도에서 이겼다.

 

로마 트로피는 그의 시즌 5번째 타이틀이자 두 번째 마스터스 1000 트로피이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년 동안 클레이코트 위에서 달성할 수 없었던 그의 첫 번째 클레이코트 대회 우승이라는 점이다. 

 

이번 시즌 그의 기량은 숨막힐 정도로 높은 레벨의 테니스를 구사했고 메드베데프의 지배력이 이제 하드 코트 이외의 표면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은 남은 투어 동안 그의 더 이상 오를 랭킹이 없다는 것을 예고하고도 남았다.

 

메드베데프는 ""나는 항상 나 자신을 믿고 싶고 항상 세계에서 가장 큰 토너먼트에서 우승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클레이 마스터스 1000에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클레이를 싫어하고 플레이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클레이에선 늘 기분이 좋지 않았고 어떠한 훈련도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고 한다. 메드베데프는 "마드리드와 몬테카를로 토너먼트 참가하기 전에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좋아, 계속가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곳 로마에 왔을 때 연습하는게 너무 좋았고 코트에 들어설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성공하려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상대와 싸워야 했는데 해낼 수 있었고 증명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나 자신에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전세계 1위였던 메드베데프는 새로운 순위가 발표되면 다시 2위로 올라설 것이다. 이 토너먼트 이전에 메드베데프는 프랑스오픈 우승 후보에 대한 논의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는데 로마대회 우승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나달이 빠진 롤랑가로스 주인공 중 하나가 됐다. 

 

준우승한 루네는 이번 시즌 두 번째 클레이 코트 마스터스 1000 결승에 진출했고 그 과정에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를 무너뜨려 깜짝놀랄 실력을 보였다.

 

토너먼트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준우승이라는 실망스러운 마무리임에도 불구하고 루네에게 차세대 1위라는 해피엔딩이 됐다.  덴마크 홀거 루네는 20세 나이에 큰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28일 부터 열리는 롤랑가로스 결승 무대에 등장할 주인공 중 하나로 캐스팅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메드베데프의 가치는 올랐다. 수염도 기르고 코트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체어 엄파이어에게 걸핏하면 불평 털어놓고 흥분 잘해 인기 없는 어글리 테니스 톱5선수에서 팬을 모으고 경기내내 박수받는 스타 선수로 탈바꿈했다.

 

그래서 후원사들의 가치가 오르고 세계 1위에 걸맞는 스폰서들이 그를 후원할 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을 지 모른다.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면 선수 라운지에서 메드베데프에 후원 계약 흥정할 회사들이 줄지어 대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는 현재 메드베데프를 후원하는 회사들이다. 특이한 것은 거래 플랫폼 투자사 로얄티즈가 있다는 점이다. 

 

메드베데프 후원사

 

로얄티즈


2021년에 설립된 로얄티즈는 프랑스 독점 거래 플랫폼이다. 파리에 기반을 둔 이 회사는 사용자가 토큰이나 NFT를 통해 유명인이나 재능 있는 플레이어에게 투자하는 회사다.

 

메드베데프는 2023년 4월 로얄티즈와 후원 계약했다. 이 회사는 메드베데프를 브랜드 홍보 대사로 선정했으며 메드베데프는 플랫폼에서 지금까지 3명의 선수에게 차례로 투자했다.

 

하이퍼엑스


2021년 8월, e스포츠에 초점을 맞춘 게임 주변기기 회사인 HyperX는 메드베데프를 브랜드 대사로 다년 계약을 맺었다. 

 

테크니파이버


테크니파이버 브랜드 홍보대사인 메드베데프는는 테크니파이버 TFight 305 RS를 사용하지만 다른 최고 레벨 선수와 마찬가지로 맞춤형 버전의 모델을 사용한다.

 

2017년 라코스테와 합병한 프랑스 스포츠 용품 제조업체 테크니파이버는 지난 20년 동안 바볼랏이 라파엘 나달을 후원해 공을 들인것처럼 메드베데프와 이가 시비옹테크를 영입했다. 

 

라코스테


파리에 본사를 둔 라코스테는 2019년 메드베데프와 의류 계약을 체결했다. 메드베데프는 2026년까지 진행되는 라코스테 계약에 따라 악어 로고를 착용한다. 라코스테 와 계약하기 전에 메드베데프는 이탈리아 스포츠 장비 제조업체 로토 스포츠와 의류 계약을 맺었다. 

 

BMW


메드베데프가 체결한 가장 큰 보증 계약은 2019년 BMW 러시아와 맺은 후원 계약이다. 

 

틴코프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러시아 온라인 금융기업인 틴코프는 2019년 9월 메드베데프와 후원 계약했다.

 

보베 1822


스위스 고급 시계 제조업체 Bovet 1822는 2019년 메드베데프와 계약했다.

 

궈조우 1573

 

2021년 11월부터 그는 Guojiao 1573 브랜드의 프로모터로 계약했다.

 

기술

 

채찍타법 포핸드, 백핸드

 

메드베데프의 경기력의 핵심으로 스윙 메커니즘을 보면 자연스러운 동작은 아니다.

 

먼저. 포핸드를 보면 마치 연식정구 포핸드동작과 같다.

 

연식정구는 볼이 소프트하기 때문에 플랫 구질이 일반적이어서 낮은 자세에서 수평스윙을 하면서 라켓으로 몸을 감는 피니시동작을 취한다.

 

이와 같이 메드베데프 포핸드 스윙메카니즘은 톱스핀 보다는 스피드를 중시하는 플랫 드라이브를 구사한다.

 

일반인이 따라하기 힘든 자신만의 스윙 스타일이다.

 

배울점은 항상 피니시가 같다는 것. 일관적 스윙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미스샷이 날 수 없어서 견실한 스트로크를 구사한다.

 

양손백핸드도 연구 대상이다. 정상급 남자선수들의 양손백핸드는 골반회전을 중심으로 왼손주도형의 양손백핸드를 하는 데 메드베데프 양손백핸드 특징은 상대적 근력이나 운동능력의 차이로 상체, 즉 몸통회전 중심 양손백핸드와 같은 형태의 스윙을 하고 있다. 

 

이 양팔을 굽히고 몸쪽에 붙여서 몸통회전을 유리하게 하는 동작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렇게 팔을 굽혀서 하는 밴트 암(bent arm)스윙은 볼과 라켓의 거리가 가까와서 볼을 컨트롤하고 몸통회전으로 안정적이고 파워있는 스윙을 할 수있는 장점이 있는데 메드베데프는 자신의 큰 키와 유연성으로 완벽한 양손백핸드를 구사하고 있다.

 

큰 키에 마른 체격에 어설픈 외모. 플레이 스타일등은 빅 3처럼 매력있고 스타성이 있는 선수는 분명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자신만의 최적화된 플레이를 고집하고 추구하면 세계 정상급선수로 섰다.

 

테니스는 복잡하고 어렵다. 그러나 메드베데프의 심플하고 확률 높은 플레이가 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최근 그의 우승행보로 증명해 주고 있다.

 

기사=테니스피플 박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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