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디 스키장 ~ 박종희
눈 덮인 하얀 비탈에
혼을 적시는 길을 낸다.
2010년의 달력을 떼어내고
2011년의 달력을 걸고
지칠 줄 모르는 활강의 짜릿함
사람들은 왜 모르나
가르치고, 타는 재미에 빠져
진종일 스키를 애무하지
곳곳에 도사린 위험
처참한 사고 연발로 겁을 주더니
종래 나를 손들게 해
하늘이 나를 용서 했으리, 도전했던 날
보드의 강한 추돌로 널브러졌구나.
의사도, 변호사도 나를 구하지 못해
평생 즐기려던 설원(雪原)을 떠났지
원치 않는 자숙의 경지에 꿇어앉아
백야에 백조 되어 날던 *비발디
아련히 떠오르는 환상에 웃는다.
*비발디-강원도 스키장 명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