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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비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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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에서 듣게 되는 어떤 샷이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말 중에는
척 듣고도 탁하고 무릎을 칠 만큼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적확한 표현의 말도 있고
잠시 생각하다보면 그런대로 미루어 짐작이 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게 중에는 상당한 테니스적인 상상력을 동원해야 비로소 알듯 모를듯한 비유적인 말도 많다.

며칠전 레슨 받고 인사 정중히 하고 가신 아저씨가 한 분 있었는데,
나로선 처음 뵙는 분으로, 잠깐 지켜봤지만 발리를 무척 잘하시는 것같이 보여 그 분 구력을 여쭤봤더니
옛날 레슨자였는데 지금도 가끔씩 먼길 마다않고 시간나면 찾아와 비는 시간에 레슨 받고 가는 분으로
라켓 잡은 지는 삼십년 다 될 정도로 아주 오래 되었지만
그 분이 자신에게 레슨 처음 받을 당시만해도
지도자 생활하면서 본 중에서 가장 엽기적인 발리를 구사하고 있었다고.
도대체 어떤 폼으로 발리를 했기에 엽기 운운하시나싶어 재차 물어보았더니
누군가 그 분에게 발리는 모름지기 닭이 모이를 쪼아 먹듯
짧게 내렸다 올리는 거라고 가르쳐서 그런 독특하고 비효율적인 폼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데,
엽기발리에 대한 코치님 설명을 듣고 있자니
나도 그와 비슷하게(닭이 모이를 톡 쪼듯 짧게 끊어....) 발리하라는 주문을 받은 적이 있었던 것 같았고
내 발리 폼에 배어있을 꼬꼬닭 냄새가 심히 걱정이 되었다.

테니스와 관련하여 들어본 적이 있었던  ~하듯 하라거나, ~처럼 되라거나를 좀 열거해보자면,

몸은 용수철이 튕겨져 나가듯 탄성을 유지해야 한다거나
독수리가 사냥감을 낚아채듯 쏜살같이 달려들라거나,
투수가 야구공을 던지듯 라켓을 던지기도 해야하고,
점프하면서 포칭할 때 표범이 먹이감에 달려들듯하라거나,  
포핸드를 채찍 휘두르듯 하라거나
망치질하듯 라켓을 잡으라는 주문
병아리를 손에 잡듯 그립을 부드럽게 잡으라고,
리듬을 타면서 춤추듯 스텝을 밟아야 하고,
반가운 손님 마중하러 달려나가듯
마치 잡아먹기라도 할 듯 라켓 높이 세우고 공에 달려들라거나
파트너와 한 줄에 묶인 듯 옆으로 앞 뒤로 움직이라거나,
스매시 동작은,
라켓 에지로 등을 긁듯 라켓을 등쪽으로 떨구었다가 힘차게 내전을 주면서 올렸다 패대기라도 치듯 공을 제압
그 shot이 마치 매치포인트인 것처럼 아껴라
인간 벽이 되어라
그 분이 오신 듯
신들린 듯 네트 앞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귓싸대기를 갈기듯
따귀라도 얻어맞고 어안이 벙벙한 듯
얼결에라도 버텨주면
세상을 통째로 얻은 듯 좋아하고
모 아니면 도로다가 그저 한방에 뭘 하려고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듯 참고 담궈주고 기다렸다 떠오르면 그 때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
.....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