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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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네트 너머에서 공이 날라오면 되받아 넘기기 급급하다.
발리하려고 전위에 서서 기다리는 상대에게 갖다 바치다시피 공을 보내고나서 죽었다싶었는데 오히려 상대가 실수로 네트에 걸거나 아웃을 시키면 내가 샷 선택을 잘못했다는 걸 뼈저리게 뉘우치고 반성의 시간을 갖는게 아니라 내가 약을 좀 쳤지(깎고 조이고 기름치고 .....아리까리하게 띄우고)하면서 기고만장이니 맨날 그타령이 그타령인 것같다.

샷선택.... 정치판에서 어느 줄에 설 것이냐의 선택처럼이나 잘되면 용상이나 벼슬이지만(파트너가 나이스하면서 하이파이브 해오는 것, 고작 요것?) 못되면 역적으로 멸문지화를 자초하는 일(내 어리버리한 로브로 해서 파트너가 몸 어딘가에 스매시를 두들겨맞았다면 괜찮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굳은 표정이랑 쌀쌀한 기운이 4미터 떨어져 있어도 끔찍하게 잘 느껴지고 앞으로 파트너 블랙리스트 명부에 확실히 오른다는 걸)일 것이다.

방학내내 라켓놓고 테니스동면했던 언니들을 개학하면서 다시 뵙게 됐다.
겨울동안 쉬지않았으니 엄청 업그레이드 되어있을텐데.... 내 앞에 서기가 무섭다는 그들의 인사치레에 답하고자 강서브 더 쎄게 넣고 스트록도 있는 힘껏 휘둘러보고, 스매시가 작열하고, 서브넣고 뛰어들어가 발리 때리고 등등을 하려고 했었는데..... 평소보다 더 자주 더블폴트를 하지않나 사이드라인 베이스라인 안가리고 아웃시키지않으면 네트에 쳐박고......
결과적으로 구력으로 몇년동안은 여유롭게 나보다 앞서있을 수 있다는 안도감을 언니들에게 심어주고 말았다.

테니스가 제일 재미있을 때는 3-5년 사이로 랠리도 길어지고 하루하루 느는 맛 내지 느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이라지?
그런데 남들이 말하는 구력으로 보면 깨가 쏟아져야 할 이 시기를 보내는 일이 낀세대가 느끼는 소외감 때문에 쉽지 않다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 듯싶다.
이미 앞서 있는 사람은 아득히 도망가버려 간격을 줄이면서 따라잡기 어려워보이고 뒤 따라오는 사람들의 가쁜 숨소리는 바로 귓전에 다다르니......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