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분교 7월 정기모임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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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분교 7월 정기모임을 다음과 같이 공고합니다.

○ 모임 날짜 : 7월 10일 (토요일이므로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모임 시간 : 오후 3시부터~ 야간 라이트 불빛에 온몸이 녹아내릴때까지!!!!

○ 모임 장소 : 농촌 진흥청 연구소 코트. (아래 약도 참조)

○ 참가 방법 : 참석을 원하시는 분들은 리플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 회비 : 일만원(초중고생은 회비 면제)

○ 특별사항 : 시합구는 최동수님께서 특별히 준비하시기로 했으며,
무엇보다 삼겹살 구이도 가능하다고 하니, (동식님 좋으시겠어요!!! ㅋㅋㅋ)
삼겹살을 맛있게 구워 먹을수 있는 아이디어와 삼결살 준비물에 대해서는
리플 토론을 통해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무엇인지요?
저에게 있어서는 "수박"입니다.

어린시절 시골에 자랄 때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외진곳에 밭에 수박을 재배하는 분이 한분 계셨는데,
동네 아이들끼리 작당을 해서 마을에서 유일한 그 수박밭에서 서리를 하였습니다.

대빵의 객관적 판단으로 각 아이들에게는 특성과 개성에 걸맞는 임무가 부여되었는데,
마징가님은 운반조(당시에도 무쇠팔 무쇠다리로 소문이 자자했으니까!),
저는 정찰(일명 망보기인데 달리기를 제일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의
임무를 부여 받았답니다.

정찰의 가장 큰 임무는 나무위에서 망을 보다가
조금이라도 낌새가 이상하면 뻐꾸기 소리를 내어
서리하는 아이들의 몸을 은폐하게 만들고,
주인이 나타나면 까마귀 소리를 내어 도망가게 하는것이었는데,
주인이 목격되자마자 엄청 당황하여 까악 대신 뻐꾹뻐꾹 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들통이 나버렸고
그나마 입에 거품 물고 달려오는 주인을 뒤늦게 발견한 마징가님이 “튀어”라는
절규에 가까운 소리에 아이들은 동서남북으로 갈라져서 도망을 갔습니다.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달아난 이유는 잘 아시겠죠?)

저는 수박밭 뒤쪽 조그만 야산의 나무 위에서 망을 보고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주인은 제가 있는 쪽으로 뛰어왔고
저는 빠른발을 가지지 못했기에 금방 붙잡혔으며

“아따 아저씨. 긍께 저는 망볼려고 올라간게 아니라 새 잡을려고 나무에 올라갔당께요”
라고 연신 강조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했지만,
천동설 이래 가장 황당한 주장이라는 눈빛을 쏘시며 복날 개끌려가듯
주인의 원두막으로 저는 잡혀갔습니다.

“서리를 함께 한 동네 아그들의 이름을 대라”고 다그치며
경찰서에 신고하면 평생 감옥에서 살게 될 것이다, 등등
주인의 온갖 협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수박 서리 했다고 무기징역을 받는다면 그건
형법책이 판사 뒤통수 때리는 일만큼이나 웃기는 일임”을
저는 누구보다도 잘 알았기에,
끝까지  굴복하지 않고
독립투사마냥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는데....

나의 똑똑함과 함께 절개와 의리에 경의를 표하듯이
주인은 긴 한숨과 함께 저의 머리를 한번 쓱~하고 쓰다듬더니,
수박 고를때처럼,
솥뚜껑만한 그 큰 손으로 저의 머리통을 두들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주인의 경천동지할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두 번씩 리듬에 맞추어 저의 대극박(대가리)을 두드릴때마다
제 입에서는 서리가담자들의 이름이 한명씩 거론되었는데...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라는 마을의 전통적인 청소년 교육법에 따라
이 소식을 들은 이장께서는 동네 방송을 통해
어린도둑들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고
방송을 들은 아이들은 고개를 떨구며 하나둘 원두막으로 집합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참 농삿일에 열중하고 있어야할 어른들은 곗돈 갖고 튄 여편네라도
발견을 했다는 듯이 씩씩 거리며 원두막으로 몰려들었는데,

수박서리를 총 지휘한 대빵 아버지의 손에는 조선낫이,
어린도둑들 중 제일 머리좋고 미래가 총망했던 영식이 어머니의 손에는 비땅(부지깽이)이,

그리고....

착한 어린이상을 휩쓸고 다닌 것을 제일 자랑으로 삼으셨던 한 어머니의 손에는
밧줄이 들려져 있었습니다.

망보던 아이의 어머니였던 그분은
며칠전 자신의 금쪽같은 착한 아들에게 이런말을 했었습니다.
“서리하면 서로목매어 너죽고 나죽을줄 알아라”

그렇지 않아도 며칠전 개울건너 이웃동네 아이들이 멀리 원정까지 가서
수박서리를 하다가 걸려가지고 소 한마리값에 해당하는 돈을 물어주고서야
겨우 합의를 봤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망보던 아이의 어머니 뿐만 아니라,
동네의 모든 어른들은 수박서리 주의보를 발령시키며
철저히 아이들을 단속시켰는데,
어른들의 말을 개뿔로 알고 서리를 감행한 우리들에게 느꼈을 어른들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할수도 있을것 같았습니다.

서리 가담자가 무려 일곱명이나 되었으니
소한마리가지고는 어림도 없을 것 같았고,
논문서, 집문서까지 동원되어야 할 판이었습니다.

어른들은 한결같이
“우리는 저런 자식 둔적 없으니, 경찰서에 집어 넣어라”고 이야기 했고,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어린 7명의 도둑중
제일 마음이 여린 복남이가 으앙~하고 울음을 터트렸고
“그러게 왜 서리를 했느냐?”는 복남이 엄마의 말에
우리 순둥이 같은 복남이는
“수박이 너무 먹고 싶었당께”란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대답이 어찌나 리얼했던지
제 눈에서도 눈물이 마중나올뻔 했었죠.

“자식 새끼 하나 있는거 먹고 싶은 수박 하나 못사준 어미가 잘못”이라며
동네에서 유일하게 초가집에서 사는 복남이 어머니는
그만 아들을 부여잡고 통곡을 하셨고,

급기야 눈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흐느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하늘을 바라보던 주인 아저씨는
“가난이 잘못이지 이 아이들에게 뭔죄가 있겠느냐”며
오히려 우리들을 두둔하셨고,

그러나 “한덩이의 수박을 만들기 위해 농부는 봄부터 X나게 일해야 함”을
육하원칙에 따라 자세히 강론하시며
우리들 머리통 세배쯤은 족히 됨직한 수박 한덩어리씩을
각자의 품에 안겨주셨습니다.

“서리를 하더라도 다른 동네 가서는 절대 허지마라”는
주인아저씨의 말을 뒤로한채,
우리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밤 저는 어머니로부터 간단한 주의만 받았을뿐
자식의 수박서리로 인해 모자가 목을 매는 끔찍한 사태는 발생되지 않았고,
다만,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가장 맛있었던 수박을 배터지도록 먹고
그것도 모자라 다음날 이불위에 오대양 육대주를 멋들어지게 그렸을뿐이었습니다.

“저놈의 Dick??을 밧줄로 묶어 버려야겠다”는 어머니의 자장가같은 말을 들으며
저는,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수박주인의 손이란,
서리하는 아이들을 잡을때의 무지막지한 손도 아니고,
머리통을 수박처럼 두들기며 고문하는 그런 손도 아니며,
그손은,
그 가난한 집의 아이들을 놓아주며 아이들 품에 수박 한덩어리씩을 안겨주는 그
따뜻한 미덕의 손이란걸....느끼며,

나도 이담에 크면 반드시 수박주인과 같은
마음씨 좋은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했었습니다. ㅎㅎㅎ

이후 저는 마음을 고쳐먹고 서리보다는 공부에 눈을 돌렸고
(사실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망보기 역할은 양쪽 눈시력 2.0이라는 만수에게 그 임무가 돌아갔고
저는 의리 약한 배신자로 낙인찍혀 한동안 동네에서 이지매를 당했음),

여름이 다가오면 그때의 멋진 추억을 되새기며 수박을 즐겨먹곤 합니다.

그 당시 주인 아저씨가 저의 머리통을 두들기면서
잘익은 수박소리가 난다면서 농담을 하시곤 했는데,
아마도 잘되라는 뜻에서 그런 말을 하신 것 같습니다.

좋은 수박을 고를때,
초보자일수록 겉만 보고 판단하고,
중급자는 꼭지를 보고 알고,
고수들은 소리를 들어보고 판단을 한다고 하는데...

아다시피,
경쾌한 소리가 나는 것이 맛있는 수박이죠.
그런데 그 경쾌한 소리가 어떤건지 그건 오직 오랜 경험에 의해서만 알수 있다고 하는데,
아마 테니스에서 완전한 폼으로 멋진 타구를 날렸을때 나는 소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얼마전에 농촌진흥청과 한 기업체에서 손을 잡고
수박 비파괴 자동 선별기라는 기계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수박을 쪼개지 않고도 내부의 상태는 물론이거나와
맛과 당도까지 모두 알아볼수 있다는 기계인데,

내부의 이상유무를 판정할때는
전자식 솔레노이드라는 장치로 수박 표면에 타격을 가하여
그때 발생하는 소리를 마이크로 폰으로 측정하여 판정이 된다고 하니.......

참으로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농촌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시는 최동수님의 연구소 코트에서
이번 수원분교 정기 모임을 갖는데,
이 모임을 통해 잘 익은 수박의 소리처럼 경쾌한 타구소리의 테니스를
모두함께 즐김과 동시에,
농촌의 따뜻하고 오붓한 정을 생각하며
회원들끼리도 시골스런 순수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수박한덩어리 제가 사들고 가겠습니다. ㅎㅎㅎ

많이 참석해 주세요. ^^

수원분교 화이팅!!!


모임 장소인 농업공학 연구소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