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핸드 슬라이스의 작두타법?

제가 새벽에 나가는 코트에 거의 70세가 된 사람이 아주
플레이를 잘 한다.
이 분의 장기는 포핸드 슬라이스이다.
그리고 다양하고 아주 정밀한 테크닉을 발휘한다.
젊은 시절에 정구를 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 분의 포핸드 슬라이스를 ‘작두타법’이라고 한다.
포핸드 드라이브를 치는 볼보다 포핸드 슬라이스를 치는 확률이
80-90% 이상 차지한다.
그 볼이 빨랫줄과 같이 뻗어 오니까 초보자들은 받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우리는 슬라이스라고 하면 백핸드에서 주로 치는 백핸드
슬라이스라고 생각을 많이 한다.
백핸드 슬라이스는 치기가 포핸드 슬라이스보다는 쉬운 것 같다.
원래 슬라이스는 드라이브와 스핀의 회전방향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고 받았다가 툭 떨어지거나 아니면
밖으로 날아가 버린다.

이 분과 처음 게임을 하는 사람은 상당히 어려움을 느낀다.
그 작두타법으로 치는 볼이 약간 떠 오면 그런대로 받기가
쉽지만 발 아래로 깔려오는 경우에는 쉽지가 않다.
그리고 치는 폼이 드라이브와 달리 발리 하는 폼으로
슬라이스로 길게 뻗어 나가는 볼을 칠 수 있고 드롭을 놓는 볼을
마음대로 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분이 치는 볼은 거의 에러가 없다.
정확한 코스로 마음대로 조절을 한다.
슬라이스와 드롭 외에 슬라이스 로브도 과히 일품이다.
로브는 플랫과 탑 스핀 로브를 많이 사용하지만 이 분은
슬라이스로 로브를 띄어 올린다.
연세가 70세가 다 되었는데 서브도 강하고 젊은 사람들 보다
더 잘 뛰고 달린다.

정말 대단한 어른이시다.
이 분을 보면서 저도 앞으로 테니스를 할 날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자신감을 가질 때가 있다.
이렇게 오래토록 몸 관리를 하는 것도 존경스럽다.
젊은 사람들과 게임을 해도 손색이 전혀 없다.

포핸드 슬라이스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슬라이스라는 것이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드라이브에 비해 때로는 볼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포치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미리 예측만 한다면 크로스로 치는 볼은 바로 달려가 포치를
하면 가능하다.
이것이 슬라이스의 가장 큰 취약점이다.

이 분은 포치를 몇 개를 당하면 그 다음은 로브를 띄어 올린다.
그 로브는 정확하게 베이스라인 근처에 떨어져 거의 아웃이
안 된다.
컴퓨터처럼 정확한 로브로 승부를 건다.
이런 분과 게임을 하면 일단은 피곤하고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임을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고 많이 뛰고 달려야 한다.
자신은 그렇게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상대를 많이 뛰게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함께 볼을 치는 사람들은 이 사람의 특징을 다 알고 있어 볼을
잘 받아 넘긴다.
오랜 기간 동안 당하다보니 적응하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이 사람의 가장 취약점은 백 쪽이다.
모든 볼을 백 쪽으로만 집중하면 다양한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것이다.
서브도, 스트로크도 발리도 전부 백 쪽으로 주고 볼을 강하게
치면 자신의 장기를 잘 발휘를 못한다.

아무리 강한 사람도 분명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 취약한 부분을 찾아 그 쪽으로 집중 공략하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가장 중요한 것이 상대를 빨리 파악을 하는 것이다.
랠리를 하면서 상대가 어떤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빨리
알아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는 그 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쉽게 승리를
챙길 수가 있을 것이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