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위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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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터너스가 장난감 병정들처럼 씩씩하게 서있는 적색의 인도 위로 내 아픔의 작은 살점들이 뜯겨져 내리듯이 소리없이 눈발은 날리고스피커에서는 교현님이 좋아할만한 "캘리포니아 드리밍"의 올드팝송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나는 쓴다.

"분위기 쥑인다"는 듯이 모니터의 커서는 깜빡이며 유혹의 윙크를 보내고 있고,이럴땐 설경을 벗삼아 커피에 새우깡을 찍어 갉아 먹는게 직방이라고 나는 쓴다.

커피?

나폴레옹의 외무장관은 커피는 지옥처럼 뜨거워야 하고, 악마처럼 검은색이어야 하고, 천사처럼 순수해야 하며, 사랑처럼 달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그래서 외무장관이 국제정세를 파악하기는 커녕 커피만 탐닉하고 있었으니 나폴레옹이 끝끝내 지구의 절반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죽었을지 모른다,고 나는 쓴다.

커피?

위에서 열거한 커피의 특성들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여자들이 있으며,  

뜨거운 열정을 가진 아OO,
검은색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은O,
천사처럼 순수한 미소를 가진 우O,
그리고 사랑처럼 달콤한 OOO....???

동그라미 안에 누가 들어가는지 모두 알아맞추는 사람은
올해 분명히 고수의 반열에 오를수 있을것이라고,
그러나 모두가 임자있는 분들이니
멋모르고 까불다가는 커피를 얻어먹기는 커녕 코피 터지게 될것이라고, 나는 쓴다.

작은 거인 나폴레옹은 "1%의 가능성 그것이 나의 길이다"라고 말을 했다는데,
그나저나 작은거인님은 사시미 신공을 완성하여 강호에 복귀하였는지
몹시도 궁금하다,고 나는 쓴다.





너를 만난건 어쩌면 나에게 1%의 가능성이었는지도 모르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길이 되었다,고 나는 쓴다.

운명이란 놈이 내 뒤통수를 세차게 치고 난후
세상을 염세적으로 살고 있을때 너는 나에게 느닷없이 나타났고,

처음 너를 본순간 본능적으로 나의 이바구에서는 신음소리와 함께

"아! 빌어먹을...도무지 저 녀석과 사귀지 않을수가 없구나"란

말을 할수밖에 없었다,라고 나는 쓴다.

이후 필사적으로(아! 이때처럼 필사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때를 나는 아직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너에게 매달렸다,라고 나는 쓴다.

현재 내 삶을 리드해가는 원초적 힘인 너란 존재를 약 1년전에 만났고,
그래서 너는 지금 내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리얼한 진실이라고 나는 쓴다.

너에게 일년동안 미쳐 있으면서 함께 했던 시간들,
서로 마음으로만 주고 받았던 숱한 대화들,
그리고
너에 대해 느꼈던 다양한 감정의 편린들은
나의 기억속에 오래오래 남게 될것이라고 나는 쓴다.

한때는 너의 콧대높음과 쉽게 정복을 허락치 않는 너의 도도함에 질려
매몰차게 이별을 고할까 고민을 해보기도 했다,라고
그러나
그것이 너의 매력포인트였다고 나는 솔직히 쓴다.

너로 인해 나는 살아났고,
너는 나로 인해 더욱 위대해졌다.
그것이 우리의 필연적인 운명이 되어버렸다,고 나는 쓴다.

너를 통해 시를 읊었고 노래를 불렀고  
삶을 멋지게 살아가는 법을,
그리고 달관한 도인처럼 인생을 관조하는 법을 익혔다,라고 나는 쓴다.

이 모든것이 너를 통해 내가 얻게 된 하나의 소중한 경험이었고,
그래서 너를 숙명적으로 만난것
너를 열정적으로 사랑하게 된것
그 아무것도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나는 쓴다.

내가 너를 통해 깨우치고 경험했던
모든것을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그것이 앞으로의 내 삶에 유익을 줄것이라는 점에서
너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나는 쓴다.

아직 겨울의 흔적이 남은 초봄!

꽃샘 추위에 쌀쌀함이 묻어나는 칼바람에도
따사로운 봄이 느껴지는건
언제나 팔딱팔딱 뛰는 심장처럼
살아 꿈틀 대는 전테교와
나를 잠못들게 하는 매력적인 네가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쓴다

역시 너는 위대하다.

살아 누리는 마지막 사랑이라고
살과 뼈에 남모르게 아로새길 때마다
반딧불처럼 네가 꾸던 꿈속에서
나는 언제나 캄캄한 배경이라도 좋았다

네가 잠들고 싶어하던 아득한 설원
매운 바람 가르고 꿈없는 밤을 달려
스러진 너의 꿈을 안고 내가 설원이 되면
그제사 푸른별로 너는 되살아날까?

아무리 피로 쓰고 피로 울어도
미친 사랑의 노래 저홀로 눈멀어
눈을 감고도 잠못 이루고
눈을 뜨고도 앞을 못보니
너,
별이 되어 반짝여도 내 눈에는 박히지 않으리.


마지막으로
원주에도 눈이 많이 내렸다고 알려주며
추억에 잠겨 잠못드는 59년 왕십리의 그님?도
너를 이젠 그만 그리워하고
꿈나라로 갔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너에게 의미심장한 질문 하나를 던지고 나는 편지쓰기를 끝맺고 싶다,라고 나는 쓴다.

"너는 위대한가?"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