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문제에 대하여

맞발리는 그럭저럭 되는 편인데 스트로크 대 발리의 랠리는 좀 힘겹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맞발리가 ‘경기중’에 발리 대 발리의 랠리를 뜻한 것이라면, 맞발리를 그리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훌륭한 운동 신경을 지녔다는 증거입니다.

 

경기중의 맞발리는 그야말로 본능/자극 반응의 대결이지요.  맞발리는 이론이나 폼을 생각하고 말 겨를도 없이 날아오는 볼에 라켓이 나가야 하니까요.  

한편, 만약 ‘연습으로써’의 맞발리라면  좀 상황이 다릅니다. 두 사람이 적당한 간격으로 마주보고 서서 발리로 랠리를 하는 상황은 경기중에 하게 되는 랠리와는 좀 다릅니다. 

 

경기중에 마주치게되는 발리 볼은 서로 득점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강하고 어려운 코스의 볼이 오고갈 가능성이 크지만, 발리 연습중에 하는 맞발리는 상대방이 발리로 반구하기 좋도록 느리고 쉬운 코스의 볼이 (주로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오갈 것입니다. 

 

연습 맞발리가 실전과는 다르다고 해서 영양가 없는 연습이냐 하면 물론 아닙니다.

 

연습 맞발리를 통해 발리의 터치 감각을 향상시키고, 볼의 길이와 방향에 대한 컨트롤 감각을 익힐 수 있으니까요.  

 

시간 날 때마다 연습 맞발리를 해보세요. 포핸드 발리대 포핸드 발리, 백핸드 발리 대 백핸드 발리, 포핸드 발리 대 하프 발리 등등. . . 재미있습니다. 실제의 네트를 사이에 두고 연습하면 더 좋지만 아니라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벽을 파트너로 발리 연습하는 것도 좋습니다. 1M 정도의 거리에서 빠른 속도의 발리 벽치기도 해 보시고, 2-3M 정도의 거리에서 약간 누르며 밀어주는 감각을 가미해서 발리 벽치기 연습도 해보시고, 백 발리와 포 발리를 번갈아서 치는 연습도 해 보시고, 하프 발리 연습도 해보세요.  


베이스라인에 서서 친 그라운드 스트로크 대 발리의 랠리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이게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랠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발리를 충분히 길게 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둘째로 어떤 피더 샷이 오더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발리 방향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혜랑님께서는’짧게 떨어지거나 튕겨나가 아웃되거나 네트에 걸리곤’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발리 스윙 메커니즘상 포워드 스텝이(즉, 앞 발의 착지가) 볼 임팩트보다 먼저 이뤄지게 되면 라켓 헤드가 너무 빨리 떨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이 발리의 경우라면 에러 마진이 큰 관계로 (설사 발리가 좀 짧게 되더라도) 상관없이 샷을 성공시킬 수도 있지만, 아닌 경우에는 볼이 네트에 걸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혹은 네트에 걸리는 것을 피하려고 라켓을 조작하면서 팔꿈치가 몸에서 너무 떨어져버려서 컨트롤을 잃게 되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로우 발리 메커니즘으로부터 요령을 배우는 것입니다.

 

 

 

로우 발리는 무릎을 충분히 굽히고 자세를 낮춰준 후 볼이 들어온 방향으로 그대로 나갈 수 있도록 죽 밀어주는 (하이 발리 경우 보다 각이 적은) 폴로드로우를 가미해야 합니다.

 

폴로드루우가 볼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발리의 폴로드로우는 라켓의 회전/스윙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면의 각도가 유지되면서 라켓이 볼 방향으로 그대로 따라가주는 것입니다.)  

 

이 때 컨트롤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전진 스윙간에 (즉, 석고처럼 딱딱하게 굳혀진  라켓과 팔목 그리고 팔꿈치까지의 부분이 상박(어깨부터 팔꿈치)을 통해 몸에 매달린채로 몸의 전진에 따라 약간의 시차를 두고 전진하는 와중에) 팔꿈치가 몸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아야 하고, 팔의 스윙보다는 몸의 전진을 통해 볼을 맞춘다는 느낌으로 쳐야 합니다. 

 

볼을 보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몸을 먼저 밀고(그라운드 스트로크와는 달리 몸을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몸의 무게를 이동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팔꿈치는 몸에 최대한 붙어 있는(특히 포핸드 발리의 경우) 상태에서 라켓 면을 유지한 채로 자연스럽게 발리가 이뤄집니다.  볼의 좌우 컨트롤은 팔꿈치가 가슴 앞의 어느 지점까지 가느냐에 따라 이뤄집니다.   

 

백핸드 발리의 경우도 몸을 먼저 밀고 (가능하면) 팔꿈치가 몸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은채로 슬라이스 면을 유지하면서 상하향 궤적으로 라켓을 움직입니다. 백핸드 발리의 경우 느낌은 사과 껍질 깎는 느낌은 절대 아니고 그렇다고 덮는 느낌도 아니고 슬라이스 면으로 눌러주다가. . .  

 

마지막에 날카롭게 베면서 라켓을 빼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칼질을 참으면서 지긋이 밀어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


중구 난방입니다만 요약해 보겠습니다.

그라운드 스트로크 대 발리의 랠리를 위해서는 발리의 깊이와 컨트롤이 모두 필요한데


1) 깊이를 위해서는 폴로드로우를 끝까지 해주고 (그라운드 스트로크 폴로드로우와는 달리 라켓을 회전 운동 없이 볼 나가는 방향으로 그대로 전진시켜주면 이게 바로 발리의 폴로드로우입니다),


2) 컨트롤이 불안하다면 팔꿈치가 몸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았는지를 점검하고, 스윙이 몸의 전진은 소홀히 한 채 팔의 전진만으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발리는 팔 스윙 없다고 편하게 생각하셔도 됩니다. 

 

몸부터 전진하고 팔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라켓면의 각도를 유지하면서 몸을 따라 앞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 . ), 스텝-인과 무게 중심 이동 없이 라켓만 뻗어서 발리하려는 습관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박을 끈으로 몸에 고정시켜 놓고 발리 연습하는 사진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납니다. ^^


어떤 사람은 발리 할 때 머리를 앞세워서 볼이 오는 방향으로 돌진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머리 먼저’의 습관은 팔 스윙이 아니라 몸의 무게 이동을 중심으로 해서 발리를 수행하는 습관을 들이는데 유용한 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가지 공히 발리 컨트롤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습법인 것 같습니다.  요체는 라켓을 가능하면 몸에서 떨어뜨리지 말고, 몸의  움직임 위주로 발리하는 것을 통해 컨트롤을 높여보자일 것입니다.  




[발리.로브.스매시 이론과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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