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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을 쥐는 적당한 세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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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을 쥐는 강도와 관련하여 여러가지 고려 사항들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상황과 조건들을 따지지 않고 그냥 느슨하게 잡는게 좋다고 말하는 일반론만으로는 뭔가 좀 부족해 보입니다. 몇 가지 고려해야할 사항들을 따져보면서 그립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립의 종류 의 이해


결론이야 물론 ‘필요이상으로 너무 세게 쥐는 것은 여러모로 좋지 않다’입니다. (하나마나한 소리인가. .  ^^)


1. 클린 히트 or 빗맞은 샷(off-centre impact)냐


라켓의 스윗 스폿에 정확하게 볼을 맞춘 경우에는 그립이 느슨하게 쥐어져 있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임팩트 순간 그립에 순간적으로 힘이 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꽉 쥔 그립으로 샷이 이뤄졌더라도 더 이득볼 것이 전혀 없습니다. 


어차피 스윗 스폿에 볼이 맞았기 때문에 라켓의 흔들림은 거의 없을 것이고, 그립을 꽉 쥔다고 해서 스윙이 더 빨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느슨하게 쥘 때 라켓 헤드 스피드의 가속이 보다 용이할 것입니다. 



문제는 빗맞는 경우입니다. 빗맞는 경우에 그립이 느슨하면 라켓이 심하게 흔들려서 컨트롤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고, 라켓 헤드의 흔들림이 볼의 에너지를 잡아먹기 때문에 반구된 볼의 스피드도 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빗맞는 경우에는 그립을 세게 쥐어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막상 임팩트가 일어나기 전에 이번에는 잘 맞을 것이다 아니다를 미리 알 수는 없습니다. 즉, 임팩트 전에 미리부터 매번 그립의 세기를 결정하고 들어갈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통상 초심자의 경우 빗맞는 빈도가 많기 때문에 그립을 세게 쥐는 경향이 있고, 수준이 올라갈수록 그립을 느슨하게 쥐게 됩니다. 


초심자에게 일방적으로 그립을 느슨하게 쥐어라고 말하는 것은 그리 좋은 충고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클린 히트 능력도 부족하고, 스윙 스피드도 부족하고, 볼 감각도 부족한 상황에서 그립마저 느슨하게 잡으면 네트를 넘기기가 더욱 힘겹게 느껴질 수도 있을테니까요.


(초심자때는 손목도 아프고 팔뚝도 아프고 합니다. 평소에 잘 안쓰던 부위의 근육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당연한 현상이지요. 아파 죽고싶은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볼을 넘겨보려고 노력하는 사람 에게 그립에 힘 빼라고 한마디 툭 던지는 조언은 초심자의 힘만 빼놓는 충고일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최근에 절감하고 있습니다. ^^)  


물론 테니스 엘보우가 올 정도로 세게 쥐는 경우라면 문제가 다르겠습니다만. 보통의 경우라면 기술 습득 단계에 맞춰 자신에게 적절한 그립 강도를 스스로 찾게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기술을 숙달시키고, 근력을 키우고, 경험을 쌓아나가면서 그립의 강도 문제는 보통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왔는데도 여전히 초보 시절의 습관이 남아 그립을 세게 쥐는 경우라면 이제 그립을 좀 더 느슨하게 잡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조언해 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2. 스윙 스피드 및 라켓의 질량


모든 샷을 스윗 스폿으로만 처리할 수 있다면 그립 강도 문제는 애초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고수라도 빗맞는 경우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빗맞는 경우에 가능한한 최대로 볼 스피드를 유지하고 컨트롤을 잡기 위한 방법을 동원하게 됩니다. 


초심자의 경우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그립을 세게 쥐는 방법 밖에 없다면 (물론 딱딱하고 헤드가 큰 헤드-헤비 라켓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이 방법은 장기적으로 기술 발전이나 팔의 건강을 위해 그리 바람직한 옵션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수준이 올라갈수록 그립 이외의 방법을 동원할 여지가 생깁니다. 



스윙 스피드를 올리거나 라켓의 질량을 늘리거나 라켓의 재질을 보다 딱딱한 소재로 바꾸면 어느 정도 오프-센터(=빗맞은) 임팩트 문제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제가 올렸던 브로디글 번역에 이와 관련된 물리학적 원리가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보다 무거운 라켓을 보다 빠르게 스윙할 수 있다면 그립을 세게 쥐지 않고도 오프-센터 임팩트 상황에서도 에러 마진을 늘릴 수 있다는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그냥 스윙이 크고 빨라질수록, 그립을 세게 쥐지 않더라도 빗맞는 공도 우겨넣을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이 생긴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수준이 올라갈수록 [스윙 스피드를 위해] 어느정도의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팔굽혀 펴기 200회 윗몸 일으키기 500회를 한달간 꾸준히 시행한다면 전혀 다른 기술적 보강을 하지 않았더라도 서비스가 저절로 강화되어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포핸드와 백핸드에 필요한 근육군들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통해 동작의 안정성과 스피드를 키울 수 있습니다. 



두번째 고려 사항의 요지를 정리하면, ‘스윙 스피드를 늘리면 그립을 좀 더 느슨하게 쥐어도 마음이 편할 수 있다’입니다.^^


3. 스윙 과정 속에서 그립 강도의 변화

스트로크 수행 과정 속에서 시종 일관 동일한 그립 강도를 유지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태권도 발차기나 권투의 펀치가 최상의 스피드를 위해서 오히려 힘빼기를 강조하듯 (시작점에서는 릴랙스 상태이다가 임팩트 지점에 온 힘이 모이게 합니다.


즉 임팩트 지점에 도달할때까지 가속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립니다. 처음부터 팔이나 다리에 힘을 주고 있으면 둔중하고 느린 스윙이 되고, 가속도를 낼 수가 없습니다), 테니스에 있어서도 팔에 불필요한 힘이 처음부터 들어가면 빠른 스윙을 만드는 것이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그립을 꽉 쥐고 있으면 자연히 팔뚝에도 힘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임팩트에 이르기까지의 스윙 과정 속에서 팔뚝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면 안되듯이, 그립도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면 안됩니다. 


그립은 임팩트 직전에만 강화시키면 됩니다. 


그리고 이건 거의 본능적으로 이뤄집니다. 즉, 임팩트 직전 그립 강화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몸이 알아서 저절로 한다는 말입니다. 신경쓸 부분은 스윙 과정간에 불필요하게 그립에 힘주는 것을 하지 않기입니다. 



4. 샷의 종류에 따른 그립 강도


대부분의 샷들은 느슨하게 쥔 상태로 시작해서 임팩트전후의 짧은 순간동안 그립 강도가 정점에 이르는 반면, 발리와 하프발리, 블록 샷, 숏바운드 블록 샷 등은 그립을 강하게 쥐어야 하는 시간(구간)이 좀 더 깁니다. 


이 샷들의 공통점이라면 빗맞을 가능성이 높은 샷들이다는 점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비하여 임팩트 가능구간을 늘려야 하고, 이 말은 그립을 세게 쥐는 구간이 길어진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5. 테니스 엘보우


그립을 너무 세게 쥐는 습관은 테니스 엘보우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세계 쥐는 동작 자체가 이미 팔뚝 근육에 부하를 줄 뿐만 아니라, 세게 쥐면 임팩트시 라켓에 가해진 충격이 팔뚝으로 상당부분 고스란히 전이됩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반복되는 부하와 충격은 결국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딱 필요한 만큼만 세게 쥐는 습관을 들이면 힘도 절약하고 부상의 위험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딱 필요한 만큼’이 도대체 얼만큼이냐고 물으신다면 ‘사람마다 다르고,


  테니스 실력 발전 단계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그때그때 다릅니다’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엘보우 예방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엘보우 예방 운동이 곧 그립 강화 운동입니다만. 


엘보우를 예방한다는 취지로도 좋지만, 그쪽 근육군의 강화가 곧바로 팔뚝과 손목의 내전(pronation)에도 관계가 되니까요.




[고급 테니스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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