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스컵] 첫날 원투펀치로 두 단식 '싹쓸이'

정현, 권순우 각각 1, 2단식 승리

권순우(건국대, 208위)가 대만 에이스를 무너뜨렸다.

권순우는 15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테니스파크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플레이오프 2회전, 대만과 2단식에서 한때 143위까지 올랐던 제이슨 정(208위)을 6-3, 6-4, 2-6, 7-6<4>로 누르고 2시간 49분 만에 진땀승을 거뒀다.

초반부터 묵직한 포핸드로 기세 좋게 득점을 쌓은 권순우는 2세트 중반까지 앞서나가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감했다. 그러나 제이슨은 서브와 발리를 앞세워 3세트를 챙겼고, 이후 4세트에선 팽팽한 접전이 계속됐다.

4세트에서 둘은 두 차례씩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5-5 균형을 이뤘다. 여기서 권순우는 9번의 랠리 끝에 기습적인 포핸드 드롭샷을 받아내면서 브레이크에 성공, 6-5로 리드했다. 권순우는 12번째 게임에서 40-30 매치포인트를 잡았으나 두 차례 드롭샷이 사이드라인을 벗어나, 결국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다.

타이브레이크에서 권순우는 상대 백사이드 공략과 더불어 과감한 포핸드로 득점을 쌓아갔고, 마지막 제이슨의 포핸드가 네트 앞에 걸리는 실책으로 승부를 매듭지었다.

권순우는 "경기 초반은 스트로크를 앞세워 쉽게 풀어 나갔다. 3세트 상대의 변화된 플레이에 당황해서 어렵게 진행됐지만, 잘 마무리한 것 같다" 고 경기를 돌아봤다.

1, 2단식을 승리로 챙긴 김재식 감독은 둘째날 복식에 대해 "지금 생각에는 그대로 간다. 임용규, 이재문이 복식 경기에 나선다. 아침이 되면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 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6일 오후 1시에 열릴 복식 출전 선수는 임용규(당진시청, 586위)와 이재문(부천시청, 715위)으로 예정돼 있지만, 당일 컨디션에 따라 경기 시작 한 시간 전까지 변경될 수 있다. 대만은 우퉁린(552위), 유 첸지유(592위)가 복식조로 나선다.

아래는 경기 뒤 선수단 인터뷰.

-첫날 두 단식을 이긴 소감은
=(김재식 감독) 첫 단식에서 정현이 이기고, 두번째 단식으로 나선 권순우가 4세트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첫 단추부터 잘 끼워준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내일 복식도 승리로 보답하겠다.

-2단식 권순우 경기가 좀 힘들었다. 엔드체인지 휴식을 할 때 선수에게 어떤 주문을 했는지
=(김재식 감독)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가면 선수도 긴장되고 코치, 감독들도 긴장한다. 휴식 중에 권순우에게는 매 포인트 집중해서 차분하게 풀어가라고 주문했다.

-권순우는 서브게임을 2번 놓치며 타이브레이크까지 경기를 이어갔다. 그런데 권순우는 타이브레이크 승률이 좋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권순우) 평소 타이브레이크에서 승리한 적이 많다. 이 승리가 차곡차곡 쌓이다보니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권순우는 뉴질랜드전 이후 데이비스컵에서 3연승하고 있다. 데이비스컵에만 출전하면 자신감이 붙는 것 같은데, 그 비결은
=(권순우) 이 승리는 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비결은 팀원들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제이슨 정과의 경기에서 4세트를 내줬으면 5세트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권순우) 4세트를 지고 5세트까지 갔으면 힘든 경기가 되었을 것 같다. 그래서 4세트 때 집중을 많이 했다.

-첫날 두 단식을 모두 이기면 1그룹에 잔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나
=(김재식 감독) 첫 단식에 정현이 출전하는 등 대진추첨이 잘 나와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복식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정현이 대표팀에 뛰는 것과 뛰지 않는 것의 차이는
=(김재식 감독) 일단 팀 분위기가 다르다. 정현이 참가함으로써 선수들 전체가 자신감이 생긴다. 두 번째 단식 주자도 정현을 믿고 자신의 플레이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복식 선수 기용 전략도 잘 세우게 된다.

-대만 첫 단식 선수가 복통으로 경기에 출전을 못하고 우퉁린이 출전했는데 
=(김재식 감독) 예상을 못한 일이다. 전부터 첸 티가 몸이 안좋았다고 들었다. 선수가 교체되면서 1세트 때 정현과 팽팽한 경기를 펼쳤으나, 이후 무리없이 쉽게 끝냈다.

-첫 단식으로 출전한 정현은 경기 전 선수가 교체돼서 당황했을 것 같다
=(정현) 불안한 생각보단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장에 들어온 거라 자신감이 넘쳤다. 김천 때 이후 또다시 홈에서 치렀다. 오늘 경기는 마음 편히 했다.

-데이비스컵이 5세트 방식을 쭉 고집하고 있다. 선수들은 5세트 경기를 치르고 난 뒤 회복이 안될 것 같은데, 정현이 생각하기엔
=(정현) 5세트 경기를 하고 나면 몸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3세트 방식으로 줄어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기사=테니스 피플   김경수 기자  사진 황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