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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의 명과 암

하회마을의 명과 암(2월 29일)

(명)
“물길이 돌아나가는 마을(河回)”이라는 말이 부용대 언덕에서 바라다 보면 아주 실감이 납니다. 말그대로 낙동강 물줄기가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마을을 지키려는 듯 널찍이 감싸고 돌아나갑니다.

하회마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아침일찍 일어나 강가를 산책할 때 보았던 물안개의 모습입니다. 송림을 지나 강가에 서면 강 건너편에 거대한 절벽이 우뚝 솟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절벽위는 부용대라는 언덕이 있고 오른쪽 기슭에는 옥연정사라는 아름다운 정자가 놓여있습니다. 그 모습만으로도 벌어지는 입을 주체할 수 없을 진 데, 이른 아침 강은 물안개를 품어내고 있었습니다. 절벽과 정자와 물안개가 신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해가 높이 뜰 때쯤 마을 이곳 저곳을 둘러 보게 됩니다. 가장 많이 눈에 뛰는 것은 국보 121호라고 광고하는 “하회탈”입니다.

하회탈은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얼굴입니다. 탈을 팔던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하회탈은 바로 우리민족의 얼굴이다”고 하시더군요. 깊게 파인 주름살은 5천년 역사를 지켜온 우리민족의 저력같고, 은은한 미소는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민족의 정서같고, 둥그런 얼굴은 우리민족의 넉넉한 심성같고, 다양한 표정은 우리민족의 포용력을 보여주는 듯 하였습니다.

그리고 북촌댁, 남촌댁, 충효당, 류시주 종가를 둘러보면서 경북지방 양반가의 주택구조와 자연과 조화된 정원과 목조주택의 따뜻함을 함께 엿볼 수 있었습니다.

북촌댁에 들렸을 때 솟을 대문옆에는 소 구유와 하인들의 방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기와에 핀 꽃(이름이 뭔지?)을 보면서 고택의 품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대장금”에서 “기와에 피는 꽃(기생식물)”이 “암”에 특효약이라고 하던 모습을 기억해 내고는 제 처와 감탄을 하며 감상하였습니다.

양반댁 주택과는 다르게 누구의 집인 지 알 수 없는 여러 초가집도 둘러 보게 됩니다. 소박하지만 편리하게 지어진 초가집을 보면서 어젯밤 하루 민박했던 초가집의 정취를 기억해 내기도 하였습니다.

민속놀이 마당에서는 그네를 서로 차지하려고 어른들 사이에 눈치작전이 치열합니다. 그 때 제가 과감히 나서서 우리 작은놈을 불렀습니다. “석민아 얼른 와라 다섯번만 밀어줄께”그리고는 열번이 넘도록 밀어 주다가 또다시 큰놈을 힘차게 부릅니다. “경준아 너도 다섯만만 타라.” 그네를 기다리던 어르신들 얼굴빛이 약간 변할 때쯤 “이제 그만하자. 재밌었지?”라고 능청을 떨었습니다.

이곳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호박엿과 “간고등어 정식”과 “안동국시”입니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바로 먹는 것입니다. 사실 이번 여행지가 경북이기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하여는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간고등어정식은 칭찬할만한 맛이었습니다. 게다가 부추김치와 함께 먹는 “안동국시”는 저와 제 처 그리고 우리 아리들까지 모두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국수와 국시의 차이점을 말해 보겠습니다.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었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각설하고

이곳 저곳에서 호박엿을 팝니다. 먹어보면 거의 한결 같은 맛이 나는 것으로 보아 같은 공장에서 만든 것 같았습니다. 결론은 제 일생에서 가장 맛있는 호박엿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은 하회마을의 “명”입니다.



(암)

제가 2002년 말에 중국에 잠시 간 적이 있습니다. 별 5개짜리 호텔에 있을 때에는 느끼지 못하다 만리장성에 다녀오면서 한가지 느낀 것이 있습니다.

“중국이 한국 따라오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이다”라는 점입니다. 바로 화장실에 가서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생각을 이번 하회마을에서 바꾸게 되었습니다.

“중국이나 한국의 하회마을이나, 세계문화의 중심이니, 반만년 역사니 하는 말을 하기 이전에 화장실 좀 잘 만들고, 관리하고, 사용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라는 생각입니다.

혹자는 “화장실문화도 편리성이나 위생을 따지기 이전에 그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한 것이기에 일률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보는 옆사람 엉덩이를 보면서 “일”을 보는 구조는 “중국의 독특한 화장실 문화”를 반영한 것이기에 서양의 기준이나 현재의 기준으로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과거 왕이 사용하던 화장실에는 “모기나 파리의 날개”를 덮어서 “물건”이 보이지 않게 하는 화장실 문화였습니다. 화장실 밑으로 “물건들”이 훤히 보이는 구조는 “그 나라의 독특한 화장실 문화”가 아니고 “순전히 경제적 후진성”으로 보아야 합니다.

안동하회마을에는 가정화장실이건, 공중화장실이건, 심지어 박물관에 있는 화장실도 밑이 보이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영화 “스캔들”을 찍었던 그 아름다운 “옥연정사”옆에 있는 “간이화장실”이 바로 “하회마을의 암”이었습니다.

하회마을은 말이 필요없는 중요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입니다. 경북도나 안동시는 쓸데없는곳에 돈 쓸 궁리하지 말고 하회마을의 화장실 개수에 20억만 쓰면 좋겠습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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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7'
  • 김교현 03.05 12:57
    안동에 다녀오셨군요....전아직 못가보았네요...영국의 엘리자베스여왕도 다녀간곳인데...
    가장 한국적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는곳....그럼 엘리자베스여왕도 그런 화장실을 썻을까요..ㅋ?
    그 기와지붕에서 자란다는것을 대장금에서 들었는데...잊어버렷네요....혹...케일..?
    참...이번 수원모임 괜찮을지 걱정되네요..??
  • 정우혜 03.05 13:20
    이광하님 안동여행기 무척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여행이라하면 항상 그리움에 대상입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더욱더 그렇겠지요..
    테니스를 사랑하는 만큼 가족에대한 사랑이 진하게 묻어납니다.
  • 마이클 킴 03.05 13:22
    감독님!
    글 잘 읽었습니다.
    수원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옛날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한다면.....좀 어려움이 많을것입니다. ㅋㅋ
    혹시 광교산 입구에 있는 화장실 이용해 보신적 있으신지요? 진짜 좋더라구요. 음악도 나오고...ㅋㅋㅋ
  • tenniseye 03.05 13:26
    안동..몇년전에 주니어 선수 학부모님들과 함께 간적이 있습니다..새벽에 도착했는데..ㅎㅎ..군청옆에 선술집에서 동동주를 4시까지 먹은 기억이 나네요..다음날 선수들 운동하는거 보러갔는데..눈이오고 날씨가 많이 안좋아서 선수들이 고생이 많앗죠...올때는 무슨고등언가를 들고 와었는데...
  • 아소당 03.05 13:53
    광하님!
    글 잘 읽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수원의 사자 감독님의 면모보다는
    우리나라 관광홍보 대사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고쳐야 할 점을 꼬집어 주시는것 하구요.
    뭐든 님의 눈에는 벗어날수 없을것 같습니다.
    테니스에 관련된 님의 글을 읽을때에도 어떤 진한 감흥을 일으키지만
    여행, 특히 맛과 관계된 글을 읽을때도 그런 감흥을 느낍니다.
    여성방에 좋은 글 남겨 주시어 고맙구요..

    아소당에서 드립니다.
  • 김승수 03.13 13:11
    글 잘 읽고 갑니다.
    "국수"와 "국시"의 또 다른 차이점도 있지요.
    국수는 비닐봉투에 담겨 있고, 국시는 비니루봉다리에 담겨있지요......^^;;;; 지송.
    모두들........행복하십시오.
  • 아소당 03.14 19:17
    김승수님!
    반갑습니다.
    이곳에 흔적을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비니루봉다리 이런말은 경상도 사투리로 알고 있는데....
    봉다리, 소쿠리 이런말들이 참 정감이 가는 말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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