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의 흔들기.. 슬라이스의 위력

동호인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페더러의 경기를 가장 많이 보게 됩니다.(페더러의 경기동영상이 가장 많은 이유도 있지만) 페더러의 경기를 많이 보다가, 다른 프로의 경기를 보면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 그들이 경기를 푸는 패턴(스타일)이 페더러에 비해서는 좀 단순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들의 스트로크라는 것이 그량 좌우 구석으로 보내면서 기회를 엿보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페더러는 상대를 흔드는 패턴이 좀 더 다양한 듯 합니다.

  페더러의 흔들기가 좀 특별한 이유는 제 판단에는 백슬라이스에 있는 듯 합니다. 다른 프로의 경우 백스탭이 제대로 되지 않아 풋워크균형이 약간 무너질 때나 백쪽으로 먼 공만 슬라이스로 치는 듯 합니다. 페더러는 슬라이스를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그도 어려운 공에 대해서는 슬라이스를 사용합니다만, 그는 여유가 있는 공에도 탑스핀이 아닌 슬라이스를 사용합니다. 그 슬라이스를 백쪽으로 길게도 하지만, 백쪽으로 짧게도 주면서 상대가 앞쪽으로 나오게 합니다. 이런 패턴은 상대가 페더러의 패턴에 말려들게 합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런 공에서는 탑스핀으로 강하게 칠텐데도 그는 슬라이스를 선택합니다.
  
  이렇듯 전후로 짧게 보내는 슬라이스는 상대를 뛰게 만들뿐 아니라, 상대의 리듬을 깨는 효과가 있는 듯 합니다. 슬라이스뿐 아니라 탑스핀도 섞어서 사용하므로 상대는 좀 더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백으로 다양하게 상대를 움직이게 하니까, 리턴되어 오는 공중에 찬스볼(베이스라인보다 약간 짧은 공)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럼 페더러의 포핸드가 마무리를 합니다.

  예전에는 페더러의 경기를 볼 때 페더러의 포핸드에 감탄을 하곤 했는데, 요즘은 상대를 흔들어대는 그의 백핸드를 중점적으로 보게 됩니다. 특히 슬라이스와 탑스핀을 어떻게 조합하면서 상대를 흔드는 지에 중점을 두고 보고 있는데, 감탄사가 나옵니다.

  혹 페더러에게 원포인트레슨을 받을 기회가 온다면, 그의 무시무시한 포핸드보다는 그의 백핸드전략에 대해서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