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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취미를 가지신 줄 알았는데

멀리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테니스 동호인인듯한 인상착의를 보이면
가벼운 목례라도 하려는 마음의 준비를 하거나
신제품(?)이면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미리 면면을 살펴놓아야지하고
스파이안테나를 높이 세우며 다가가다가 거리가 좁혀지고
드디어 그 실상이 포착되는 순간.

야외스포츠 활동으로 인한 자외선 과다노출 탓이 아닌
잡티에 푸석푸석 거무틔틔 까무잡잡한 피부를 타고나신 분,
등산쌕에 스틱이 뒤에 꽂혀있어도 라켓배낭인 줄로 오인하기 쉬웠고,
배드민턴라켓가방에 속기도 여러번 했다.
bad hair day라서인지 야구모자 눌러쓰고 집에서 입던 옆선두른 추리닝 호주머니에 손넣고가는
테니스치면 잘칠 것 같아보이는 훤칠한 몸매의 젊은 아낙,
쑥쑥 커버린 자녀들의 멀쩡한 나이키나 아디다스가 아까와 재활용차원으로 입고 다니시는
운동과 담쌓아보이는 알뜰한 아줌마 또는 아저씨......
또 속았구나하면서 내가 참 싱겁고 하릴없는 사람이란 허한 느낌이 든다.

월례모임 점심식사하러 간 식당 현관에 쫄러니 놓여진 운동화가 있으면
척봐서 테니스화인지 알쏭달쏭한 신발에 대해서 바닥을 들어보고 확인은 못해도
국수발같이 가는 줄있는 테니스화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고
말리는 사람만 없으면 이방저방 동호인 냄새를 쫓아 수배의 기웃거림을 해보고 싶어지는데.

지난번 해설위원이 페더러의 공이 라인에 꽂히는 현상을
철이 자석에 쩔꺽쩔꺽 달라붙는 현상과 비교하던데
낯모르는 잠재적 동호인에 대해선 이렇듯 철이 자석에 끌리듯한 반겨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늘 대하는 동호인에 대해선 왜 평소에 그리도 팍팍했고
좀더 여유롭게 대하지 못했는지를 반성해본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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