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라도 약점은 반드시 있다.

고수라도 약점은 반드시 있다.

고수라고 하면 모든 면에서 기술이 뛰어나고 볼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전국대회 우승을 한 선수들은 볼을 너무나 잘 친다.
그러면 이런 고수들이라고 완벽한 플레이를 할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자기만의 취약부분, 아킬레스건이 있기 마련이다.

백 드라이브를 거의 치지 않고 슬라이스만으로 대처한다든지,
서브가 평범하다든지, 스매시 에러가 많다든지 등의 취약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우리가 동호인대회에 출전하여 대진표를 보고 시드 선수나
한 수 위의 선수를 만나면 무의식중에 ‘아, 글렀다. 재미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처음부터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일단 기분을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해 보자.
시드 선수라고 해도 똑같은 인간이며 그들도 항상 이기라는
법은 없다.
실제로 시드 선수가 우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들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크다.
교만해져서 안이하게 플레이 하다가는 바로 발목을 잡히게 된다.
역으로 잃을 것이 없는 약자 쪽이 어떤 의미에서는 마음 편하다.
실력으로 뒤떨어진다 해도 비집고 들어갈 틈은 반드시 있다.
그것이 동호인 대회다.

한수 위의 팀을 상대로 선전하려면 무언가 상대보다 강한 부분을
찾아서 그것을 끌어내야 한다.
기술만이 아니라 작전, 근성, 푸트워크(체력) 등 무엇이든 좋다.
그런 다음 자신의 강한 부분과 상대의 약한 부분으로 승부해 나가자.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의식해서 플레이하면 좋다.

기술적인 면은 ‘상대의 백핸드와 자신의 포핸드의 랠리’ 식으로
상대의 약한 샷과 자신의 강한 샷으로 경기하는 시간을 길게 하자.
만약 상대의 포가 강하다면 포를 치게 되는 일이 없도록 조절한다.
자신의 강한 샷이 한방에 통하지 않으면 플레이에 완급을 주거나
코스에 변화를 준 샷을 친다.

정신적인 면은 한 포인트, 한 게임을 구분해서 플레이에 집중하자.
실책을 범한 후 에러에 연연하면 플레이가 흐트러지게 되고,
‘한 포인트만 따면 이길 수 있다.’ 고 생각하면 플레이가 수비
위주가 되기 쉽다.
자신이 직면한 포인트에만 전력을 쏟도록 하자.

전술적인 면에서는 상대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서는
한수 위의 상대를 이길 수 없다.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플레이를 하자.
예를 들면, 89 프랑스 오픈 준준결승에서 마이클 창이 렌들을 상대로
언더 서브를 넣는 경우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의 리듬을 깨트리거나 의욕을 없앨 수 있다.

체력적인 면은 기술이나 전술적인 면에서 앞설 수 없으면 체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건져 올려서 장기전으로 몰고 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 전에 확실히 컨디션을 조절해 놓을 필요가 있다.

실제 대회에서 게임은 의외의 변수도 많이 작용한다.
도저히 이길 수 있는 팀을 이기기도 한다.
서로가 모르는 상황이고 긴장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게임의 분위기가
한 쪽으로 쏠리고 볼이 생각 밖으로 잘 맞는다고 하면 예측불허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금배 고수들의 시합에 동배가 출전하여 금배들을 이기는 경우도 있다.
누구나가 금배들이 쉽게 이길 것이라고 예측을 하지만 이 예측이
빗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볼은 둥글다고 했던가!
둥근 만큼, 결과도 둥글다.
모가 나거나 각이 저 있지 않다.
둥근 모양에서는 어디로든지 멈출 수가 있다.

고수들의 약점을 찾고 그 부분을 집중 공략하여 승리를 낚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때로는 아주 쉬운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고수라고 주눅이 들지 말고 자신의 실력대로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허점이 발견이 되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라.
상대는 ‘어~어~’라고 하는 사이에 밀려 버릴 수도 있다.

고수도 인간이다.
인간은 고뇌하고 번민할 수도 있다.
긴장도 될 수 있고 자신의 의도대로 볼이 안 맞을 때도 있다.
고수라고 해서 항상 최고의 컨디션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누구와 게임을 하던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항상 가져라.
고수라고 처음부터 기 죽을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