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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비호감

요즘 한발은 테니스판에 둔채 한발은 빼내 새로운 경험과 사람들을 만나며
처음 테니스판에 발들여놓을 때처럼 한걸음 떨어져보는 시선을 갖게 되니
인간세상과는 다른 독자적인 원리와 규칙을 갖는 참 독특한 사회란 생각이 들면서
새삼 닮은 꼴과 다른 꼴을 비교해보게 되었는데
다수에 의해 코트의 비호감으로 찍힌 분들의 면면을 살피면서
이로서 테니스세상으로의 재진입을 모색 중인 나 스스로를 경계해볼할까한다.

한국테니스선수들의 멘탈과 체력의 현주소를 꼬집은 이형택 선수의 인터뷰기사를 뒤늦게 읽고
체력이 프로선수들에게는 꼭 필요한 선결조건이지만
코트(한면, 두면, 세면)라는 유한재를 놓고 다수가 경쟁해야하는 동호인의 입장에서보면
쇠로 만들었나싶은 체력은 동호인에겐 저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든다.
저질체력을 가진 분은 한두게임 하고나면 탈진해서 스스로 물러나기 때문에 민폐를 끼쳐봐야
마지막 게임에서 그 분과 파트너한 사람 그리고 싱겁게 이기고 나오게된 네트 너머 두사람 정도일테고
대개는 라카 안에서 장기나 바둑을 두거나 담배 피우면서(이도 저질체력에 일조하는 사항이고 이차흡연의 원인이지만) 남들 게임 훈수 두는 게 고작이지만(이런 멘트에 뚜껑 열리는 사람이 종종있지만)
체력이 좋은 분이라면 시와 때를 가리지않고 라켓들고 코트에 서있고자해서
코트를 초토화시키고 여러 회원에게 지속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데
코트 문 삐걱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청의 순간까지 존재 자체가 코트 분위기를 싸하게 얼리고
술자리에서는 이 분이 안나오는 것에 대한 염원이 간절하고
못나오게하는 적극적인 방책들이 활발히 논의되는 등
공공연한 안주가 되는데 이 사실을 본인만 모르고 있거나 자못 모르는 척하는 것은
개인적 비극을 넘어 집단의 비극일게다.
비록 저질체력을 가졌지만 휴식과 간식으로 단기재충전을 하가며 여러시간 코트에서 버티는 분도 마찬가지.
한체력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나로선 체력에 관해 쓰는 내내 가슴이 뜨끔거린다.

초보, 노약자, 부상자 등 실력이나 신체적, 연령면에서 지지해주는 동류 그룹없는 외롭고 불쌍한 처지에 놓인 분들도 다수의 횡포로 해서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예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이분들이 자동적으로 다 민폐가 되는 건 아니다. 초보모임, 어르신모임, 장애우집단 등 4명 정도의 동류 소그룹을 형성해서 눈치껏 시간대를 조정해 운동한다면 어느정도는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
참 성격나쁘고 라인시비, 풋폴트 심한 분들도 한데 묶어 그들만의 리그를 구성해보면 어떨까싶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소그룹에 속할까?

본인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실력과 타인들의 평가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있는 사람 역시 민폐대상의 최상위를 점할 것이다.
또 최근들어 실력에 있어 유의미한 변화를 경험한 사람
즉, 한 때(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잘나갔었다지만 세월 앞에 장사없어 실력이 하향곡선을 타고 급락하고 있는 사람도 거친 뒷담에 유의해야하는 부류에 속하며,
실력향상을 꾀해 아직 본인 실력 수준을 넘는 상급자와의 게임을 자주 시도하며 상향곡선을 타고 있는 사람도 입방아에 오르는 민폐의 전형일텐데
술과 밥이라는 인센티브를 고수들에게 던짐으로 그들의 불쾌감이나 화를 모면하거나 약화시키는 전략을 쓰는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피해갈 수 있지만 그도저도 아니면서 공에 대한 야심만 키우고있는 사람들은 당당....
하지만 인간성이 받쳐주지 않는 접대는 자칫 역효과를 낳아 요즘 세상에 못 먹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이들이 제공하는 음식이나 향응이 무참하게 거부당할 위험도 있다.
그런데 난?

얼마전 베란다에 쳐박아 둔채 먼지만 쌓이던 자전거를 닦고 타이어에 바람을 넣어 타보았다.
제법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달리다가 문득 운전자의 입장에 서보기도 하고 보행자, 그리고 자전거 타는 사람이 된 하루를 떠올려보았다.
그 때 그 때 입장에 따라 상대에 대한 견해가 달라지는 걸 보면서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기중심적인 존재라는 절망이 고개를 들기도 하는 한편
그 때문에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할 가능성도 열리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금방 싸워서 쫑낼 것같던 부부도 세월 앞에 담담한 모습으로 늙어가고 있고
내치자 나가겠다 어쩌자하며 갈등하지만 그런대로 어우러살아가는 코트의 군상을 보며
비호감문제는 그러러니하며 똑부러진 결론없이 묻히는게 아닐까싶기도 하지만
이사를 갔는데 아무도 코트를 찾는 이가 없어 난타조차칠 수도 없다는 어떤 분 하소연을 들으니
혹 코트의 비호감이 원인은 아니었을까하는.....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DW 09.01 14:03
    음메, 저는 비호감이 아닌지 모르겠네요...
  • leewonjip 09.02 22:52
    저도 가슴이 뜨끔하지만 '설마,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싶어집니다. (혹 이게 비호감의 전형적인 심리상태?!)
  • 파랑새 09.05 15:57
    완전 공감 실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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