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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수지증..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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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수지증'을 앓고 계시군요.


말 그대로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모양으로 변한 것을 말합니다. 손가락 앞쪽에는 손가락을 구부리게 하는 근육과 인대가 줄처럼 길게 뻗어 있습니다. 이 손가락 수축 근육은 손가락이 손바닥에서 나오는 지점에서 터널처럼 생긴 막으로 감싸져 있습니다. 의사들은 이를 '도르래(pulley) 막'이라고 부릅니다. 


근육이 수축하여 길이가 짧아지는 힘을 손가락이 앞쪽으로 구부러지는 기능으로 바꿔준다고 해서 도르래 막이라고 하죠.

하지만 나이가 들거나 손가락을 자주 사용하면 이 도르래 막이 두꺼워지고 주변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그렇게 되면 가만히 있어도 도르래 막이 손가락 근육을 눌러 당기게 되어 손가락은 구부러지는 상태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손가락을 억지로 펴면 도르래 막에 눌렸던 근육이 갑자기 펴지면서 '딸각' 소리가 나는 거죠.

'방아쇠 수지증'은 뭔가를 움켜쥐고 하는 '그립(grip)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잘 나타납니다. 운동 중 그립과 도르래 막이 계속 마찰을 일으켜 막이 두터워지기 때문이죠.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검도, 탁구, 하키, 카누, 당구 등이 여기에 포함되겠죠(줄다리기도 해당되지만 이를 허구한 날 하는 사람은 없겠죠). 직업적으로 손가락을 많이 쓰는 요리사, 가정주부, 운전기사 등도 위험 그룹에 속합니다.

도르래 막이 두꺼워져 근육을 자극하면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손가락이 구부러진 상태가 되면 정교한 수(手)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합니다. 발병 초기에는 그 자리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기도 하지만 이를 자주 사용했다가는 근육이 녹아서 병을 되레 키울 수가 있습니다.

결국에는 여기에 칼을 대게 되는데 다행히도 수술은 간단합니다. 갈고리 모양의 이른바 '하키 나이프'를 6~7㎜ 너비의 도르래 막 밑으로 넣어서 살짝 당겨주어 막을 끊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근육을 조였던 막이 '탁'하고 풀리면서 손가락은 즉시 원위치로 돌아갑니다. 


'탕~'하고 방아쇠 한번 당기는 식으로 '방아쇠 수지증'은 해결되는 셈이죠. 수술은 국소 마취로 하고, 수술 시간은 5~10분 걸립니다. 비용은 약 8만원 정도 합니다.

경제가 좋으면 여성들이 날렵한 하이힐을 많이 신어서 발 질환이 늘어나고, 불황이 오면 몸소 손쓸 일이 많아져 손 질환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경제도 방아쇠 당기듯 '탁'하고 풀리면 좋으련만….

(도움말=박승준 힘찬병원 정형외과 과장, 이광석 바른세상 정형외과병원 원장)

/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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