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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케닌

 

사실 미국의 21살 소피아 케닌의 호주오픈 결승은 예상밖이었다.

케닌이 6살때“세계 1위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지만 그것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하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어린시절 꿈이 대통령이나 세계 1위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말이 씨가 되고 꿈이 현실이 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테니스하기 좋은 플로리다 출신의 케닌은 첫 그랜드슬램 단식 우승에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1987년 이민 가방을 들고 미국 땅을 밟은 러시아 이민자의 딸인 케닌은 일찌감치 안나쿠르니코바, 샤라포바의 길을 준비했다.

 

30일 세계 1위 애슐리 바티를 호주오픈 준결승에서 이기기 전까지 케닌을 우승후보로 꼽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번 대회는 남자에선 조코비치, 여자에선 바티의 우승 분위기였다. 하지만 도미니크 팀이 남자 우승후보로, 세계 15위 케닌이 여자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케닌은“투어 선수들은 이제 내가 선수생활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며“점수가 어떻든 상관없이 나는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전 세계 1위 트레이시 오스틴은“그녀는 물러서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

 

늘 그렇듯 러시아 출신의 아버지는 딸에게 출세의 지름길인 테니스에 입문시키고 밤새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테니스 코치로 나서기 마련이다. 

 

레슨비 비싼 미국에서 아버지가 직접 지도자로 나섰고 케닌의 아버지 알렉스는 딸을 다음주에 톱10에 올리게 된다.

 

케닌은 테니스 지도자가 아버지이고 신체조건도 테니스하는데 그리 유리하지 않다.

 

케닌은 2019 프랑스오픈 우승자 애슐리 바티, US오픈 우승자 비앙카 안드레스쿠처럼 170cm 전후의 테니스선수치곤 단신이다.

 

동유럽 팔등신 미녀 테니스와는 거리가 멀다. 2000년대 들어 세레나와 샤라포바, 크비토바, 아자렌카 등 장신의 선수에 비하면 2020년대엔 단신의 선수들이 큰 무대 우승하고 1위를 하는 추세다. 

 

케닌이 목요일 바티를 이기고 악수를 할때 바티보다 키가 크지 않았다. 케닌의 어린 시절 코치 중 한 사람인 릭 맥시는“캐닌은 하도 작아 모기라고 불렀다"며 "테니스 스타일도 모기처럼 강력하고 매우 빠르다는 특징도 지녔다"고 말했다.


릭 매시는 "그녀는 모기처럼 항상 코치들 주변을 왱왱거리고 다니며 테니스를 배우려고 애썼다"며 "정신력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 보카라튼에 아카데미를 둔 릭 매시는 마리아 샤라포바, 비너스 윌리엄스, 세레나 윌리엄스 등 세계 1위를 지도한 바 있고 현재는 유망주들에게 테니스의 기본 힘쓰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결국 케닌의 부모는 미국 땅을 밟으면서 테니스 배우기 좋은 플로리다로 가서 테니스 챔피언 제조기인 닉 볼리티에리, 릭 매시를 찾아가 어린 딸을 맡겼다. 윌리엄스 자매의 아버지 리차드의 자녀 성공 방식을 고대로 따른 셈이다.

 

릭 매시가 평가한 케닌의 테니스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릭 매시는 "공의 타이밍은 내가 가르친 사람중 최고"라며 "마법사처럼 바운스한 공을 바로 잡아 친다. 그녀가 택한 각도는 아주 예리해서 상대를 코트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아울러 드롭 샷도 잘 구사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경기 스타일을 두고  마르티나 힝기스에 흡사하다고 평했다.


따라서 릭 매시는 그랜드슬램 결승전에서 케닌을 본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로 케닌은 지난해 프랑스오픈 3회전에서 세레나 윌리엄스를 이겨 파란을 일으켰다.

 

윌리엄스 자매와 샤라포바의 성공은 차세대 미국 여자 선수들의 꿈을 키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버지 유리와 함께 어린 소녀로서 플로리다로 이사한 러시아출신 샤라포바나 지난해 프랑스오픈 4강에 진출해 24위에 오른 18살 아만다 아니시모바도 러시아 이민자의 딸이다.

 

케닌은 1일 저녁 7시반(한국시각 5시반)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가빈 무구르사를 만난다. 대부분 무구르사의 우승을 예상하지만 케닌은 지난해 9월에 무구르사를 6-0, 2-6, 6-2로 꺾은 적이 있어 결과는 예측 불허다.  

 

기사=테니스피플 호주오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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