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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Jul 13, 2017

[윔블던] 현장 관전의 맛 - 테니스피플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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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일행이 묵는 월링턴 아파트 근처 피자집에서 저녁 8시에 프라이(감자칩) 1.7파운드를 사서  귀가하는 남녀. 손을 꼭 잡고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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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경기장내 장식물. 여기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다. 물이 계속 흐르고 로고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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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박수 센터코트 관중들. 중간에 경기보다 가는 사람은 그 자리를 대회본부에 기증해 그 자리는 다시 판매가 된다. 가격은 10파운드. 그라운드 티켓 소유자가  오후 3시에 리세일창구에 줄을 섰다가 그 표를 사서 다시 들어와 경기장은 늘 빈자리가 거의 없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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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유 뿌려진 윔블던 딸기. 단단하고 달지는 않다


테니스를 안하는 주위 사람들조차 꼭 가보고 싶어하는 테니스대회로 윔블던을 꼽는다. 단일 종목 대회로 제일 잘 알려진 것이기 때문이다.


테니스인들도 버킷 리스트, 위시리스트로 윔블던 관람을 최고로 치는데 왜 그럴까. 몇가지 이유가 있을텐데 일단 윔블던은 프랑스오픈과 더불어 역사가 깊기에 잘 알려져 있고 기원이 되는 대회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외부로 보여지는 모습이 잘 비쳐지고 있다. 모든 것을 이미지화하고 환상적으로 비쳐주고 있다.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사느 모습도 윔블던 전통으로 만들어 영국사람은 물론 이방인들의 체험 코스로 만들었다.


윔블던 현장 관전의 묘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 센터코트 입장권 구입을 신비에 가깝게 만들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센터코트 관중석의 자리에 따라 가격 차이가 없게 했다. 보통 선수 가까운 자리는 비쌀 법도 한데 120파운드 내외로 비슷하게 책정해놓았다. 전날 줄을 미리 서거나 아침 일찍 큐 카드 500번 이하를 받으면 센터코트 티켓도 구매가능하다. 체어 엄파이어 건너편 낮은 자리를 112파운드에 구매해 여자 8강전을 관전한 경우도 있다. 센터 코트내 입장을 여러 경로로 만들어 관전하게 했다.


센터코트내에 있으면 보통 대형 전광판이 여러개 있어 경기의 주요장면마다 리플레이를 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전광판은 딱 두개다. 선수 이름과 스코어가 적혔을 뿐이다. 여기에는 국적도 없고 시드 넘버도 없다. 오로지 이름과 스코어만 있다. 2개의 대형 스크린은 경기중 선수가 챌린지(비디오 판독시스템)를 요청했을때만 화면에 코트가 나타나고 볼 마크를 찍어줄 뿐이다. 관중들은 오로지 코트내 선수들의 플레이를 한번만 볼 수 있다.


대형스크린은 하나


센터코트 바깥은 어떨까. 롤랑가로스는 경기장 바깥 곳곳에 중국 하이얼사의 대형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어 사람들이 센터코트를 입장 못해도 센터코트 경기 상황, 선수 플레이를 다 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윔블던은 달랐다. 경기장 바깥에서 모니터가 설치된 곳은 예전에 헨먼 힐, 지금은 머레이 힐로 불리는 곳에 대형 스크린이 하나 있을 뿐이다. 여러곳 안만들고 하나만 만들어 하나의 모임 장소(venue)로 만들었다.


약간 계단식 잔디밭에 삼삼오오 가족과 친구, 부자, 모녀, 모자, 부부들이 앉아 대형스크린을 통해 센터코트 경기를 접한다. 먹고 마시고 자고 눕고 경기보고 환호하고 탄식하고 박수치고 침묵을 지키는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접하게 된다. 대형스크린 경기보다 언덕 잔디밭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과 동작, 움직임을 보는 재미도 윔블던의 묘미다. 마치 '월리를 찾아라'하는 책에 그려진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사람의 행동을 찾아보는 재미라고나 할까.


첨가물없는 전통의 밋밋한 건강 맛


10여개의 잔디 코트를 오가며 경기를 보면 에너지 소모가 많기 마련이다. 그러면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커피와 빵, 샌드위치, 딸기,음료 등등을 경기장 곳곳에서 판매한다. 셋이서 포트에 넉넉히 나오는 커피 2잔과 연유가 들어간 딸기 2상자, 잼과 버터를 발라먹는 빵 2개 정도를 시키며 대략 16파운드가 나온다. 커피는 작은 잔으로 두세잔씩 마실 수 있고 딸기는 10조각씩 들어 있어 혼자서 먹기에 충분하다. 몇가지 요리도 있지만 롤랑가로스보다는 음식이 다양해 보이지는 않는다. 핌스라는 약간의 알콜이 들어간 것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 100년 이상 대회를 후원한 로빈슨 쥬스회사의 제품도 많이 마신다. 둘다 참 맛있다는 느낌은 덜 받았다. 아마도 자극적이고 우리네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것을 평소에 많이 접해서 그런지 맛을 정말 잘 모르겠다.


현장에서 270도 각도의 두눈으로 정보 유입의 맛 


기자는 원하는 코트에 언제든지 입장이 가능하다. 관중들은 코트를 찾아다니며 입구에서 긴 줄을 서야하지만 기자들이 들어가는 입구가 다르고 기자들끼리 서로 배려해 앉기만 하면 된다. 센터코트 경기에 들어가 취재하려면 매일 오전이나 오후에 번호표를 받는다. 일정한 기자석에 몰리게 하지 않기 위해서다.


코트에 들어가 취재하는 것과 기자실에서 TV를 보고 취재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TV보고 취재하면 리플레이와 결정적 장면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50퍼센트도 전달이 안된다. 코트에 들어가면 180도나 270도 시야를 갖고 한눈에 경기장을 본다. 관중, 두 선수, 체어 엄파이어, 볼퍼슨, 엄파이어, 양쪽 코칭스태프, 로얄박스 귀빈들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심지어 함성과 야유도 두 귀로 듣게 되고 관중들이 누구를 응원하는 지 금방 알아차린다. 방송이 현장 분위기를 많이 담으려고 하지만 경기장내 12개의 방송용 카메라로 모든 것을 다 잡아내 현장분위기를 살리긴 어려워 보인다. 역시 직관이 최고임을 알게 됐다.


시모나 할렙과 조안나 콘타,앤디 머레이와 샘 퀘리의 경기에 일희일비하는 영국 센터코트 관중의 모습은 방송에선 잘 전달이 안되어 보였다. 심지어 할렙이 플레이도중 관중의 소리에 세차례나 중단하며 프로답지않은 태도를 보인 경우에 대해서는 현장에 있을때 그 이유를 자세히 알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다양한 사람들 보는 재미


대회 첫날과 둘째날은 많은 선수들의 경기도 경기지만 작은 피자 한조각같은 모양의 윔블던에 가득 들어찬 관중이 윔블던 매력이다. 코트 이동도 선수들과 섞여 움직이게 된다. 어디 손수건 한장 놓을 자리도 업글 정도로 대회장은 인산인해다. 피자 한조각에 온갖 재료의 토핑이 얹혀 있는 형국이다.


대회 3일째부터는 얼추 공간 여유가 생긴다. 프레스센터앞의 작은 광장 벤치에 한시간 정도 자리를 잡고 있으면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방송 인터뷰하는 선수와 코치, 그들을 보는 관객들, 복장 갖춘 윔블던클럽 멤버들, 연로한 대회 엄파이어들과 레프리, 각종 제복을 입은 대회 관계자, 볼퍼슨, 대포같은 카메라를 두세개 든 사진 기자들 등등 테니스대회와 관계된 사람들은 다 볼 수 있다.   대회를 하나 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한 지 다시한번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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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채권을 5년에 한번씩 발행한다. 채권 소유자에게는 무기명 윔블던 센터코트 티켓을 매일 두장씩 총 28장 5년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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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센터앞 벤치에서 오가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기사.사진=테니스피플 윔블던 박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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